안창호 손자 "램지어 대가 치러라"…하버드 자료기증 철회

중앙일보

입력 2021.02.19 01:41

업데이트 2021.02.19 02:50

지난 2012년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마틴 루터 킹 목사 유적지에서 열린 도산 안창호 선생의 세계 민권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유족 대표로 참석한 도산의 외손자 플립 커디(왼쪽)가 도산의 족적이 새겨진 전당의 조형물 위에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2년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마틴 루터 킹 목사 유적지에서 열린 도산 안창호 선생의 세계 민권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유족 대표로 참석한 도산의 외손자 플립 커디(왼쪽)가 도산의 족적이 새겨진 전당의 조형물 위에 서 있다. 연합뉴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외손자가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주장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역사 왜곡 논문에 항의하는 뜻으로 자료 기증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안창호 선생의 딸 안수산 여사가 아일랜드계 미국인과 결혼해 낳은 아들인 필립 안 커디는 18일 로런스 배카우 하버드대 총장에게 역사자료 기증 협의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과 하버드대의 후속대응을 비판하는 차원에서다.

그는 배카우 총장에게 “일본이 제국주의 강점기에 우리 가문과 한국에 저지른 짓을 고려하고 램지어의 발언에 대가를 치르게 하는 차원에서 사료를 하버드대에 기증하는 것과 관련한 모든 논의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문의 자유 뒤에 숨어 ‘위안부’와 관련해 뚜렷하게 잘못된 의견을 내도록 내버려 두는 걸 보면 하버드대는 우리 사료를 보관할 장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커디는 안창호 선생과 어머니와 관련한 사진과 문서 등 1000여 점을 이전하는 방안을 두고 하버드대와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는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하버드 기증을 취소한 건 제가 할 수 있는 할아버지의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창호 선생은 평안남도에서 태어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 1세대로서 독립운동에 큰 힘을 보탰다. 딸 안수산 여사는 미 해군 최초의 동양인 여성 장교였다. 어머니를 따라 하버드 군사학교를 졸업한 커디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미주 한인 역사박물관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며 독립운동기념사업, 독립운동가 유가족 지원사업 등을 계속해 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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