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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목적의 북한군이었으면 어쩔 뻔”…여야, 軍 경계 실패 질타

중앙일보

입력

서욱 국방부 장관(왼쪽)이 17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왼쪽)이 17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우리 군이 동해안 철책을 넘어온 북한 민간인을 민통선 지역에서 뒤늦게 붙잡은 것에 대해 여야는 “경계 작전 실패”라고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새 여당 간사로 선출된 뒤 “변명의 여지 없는 경계 실패”라며 “답답하고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도 “만약 북한군 병사가 다른 목적으로 내려왔으면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의원은 “처벌만 강화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이 넓은 지역 경계를 어떻게 할지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육군 22사단에서 군 복무했다는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은 “나는 경계선이 뚫리면 죽는다는 각오로 허벅지를 꼬집으면서 근무했다”며 “군이 너무 해이해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육군 중장 출신의 같은 당 신원식 의원은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하고 이렇게 넘어가면 2개월 지나서 비슷한 사고가 또 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태경 의원은 “작년 7월 강화 배수로가 뚫린 후 8월 1일부로 전수조사해서 조치를 끝냈다고 보고 받았다”며 “그러고 나서 6개월밖에 안 됐는데 새 철조망이 녹슬었나”고 추궁했다.

민홍철 국방위원장은 “22사단은 대대 두 개 정도 더 해서 사단 플러스알파로 증편해야 한다”며 “그런 부분도 사후 대책에 포함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장관으로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조사를 통해 명확한 내용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환 합참 작전본부장은 국회 업무보고에서 “해안 감시와 경계 작전에 분명한 과오가 있었다고 평가한다”며 “합참과 지상작전사령부가 합동 현장 조사에 이어 후속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합참은 육군 22사단이 지난 16일 북한 남성을 감시장비로 여러 차례 포착하고도 즉시 대응하지 못했고, 민통선 검문소 CCTV로 확인한 후에야 신병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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