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위험 낮추는 변이유전자 발견

중앙일보

입력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키는 변이유전자가 발견되었다.

이탈리아 치에티 대학의 프란체스코 시폴로네 박사는 미국의학협회지(JAMA)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 변이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장병-뇌졸중 요인을 가지고 있어도 발병 위험은 상당히 낮다고 밝혔다.

이 변이유전자는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클로옥시게나제-2(COX-2)라고 불리는 효소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한다고 시폴로네 박사는 말했다.

시폴로네 박사는 심장마비나 뇌졸중 병력이 있는 사람 864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 8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분석 결과 이 변이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심장마비 그룹보다 비교그룹에 2배 이상 많았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비교그룹은 거의 50%가 이 변이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비해 심장마비 그룹은 20%에 불과했다.

이 변이유전자는 특히 70세가 넘은 사람들에게 많았다. 이는 변이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오래도록 건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시폴로네 박사는 이 변이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북유럽보다는 지중해 지역에 많았다고 밝히고 이는 심장마비와 뇌졸중 발생률이 지역적 격차를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흡연 등 심장마비-뇌졸중 요인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은 두 그룹 모두 비슷했다.

이에 대해 미국심장학회(AHA) 대변인인 리처드 베커 박사는 이 변이유전자를 가졌다고 해서 심장마비-뇌졸중 위험이 "제로"인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이 변이유전자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도록 권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논평했다.

COX-2 효소는 염증 유발, 특히 관절염을 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셀레브렉스, 비옥스같은 관절염 치료제는 바로 이 효소를 억제하는 약이다.

일부 의학자들은 혈관의 염증이 동맥 내의 지방퇴적을 파열시켜 그 조각들이 혈관을 타고 돌다가 혈관을 막아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일으키는 것으로 믿고 있다.

(시카고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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