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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대표 표류기(표해록) 쓴 장한철 생가 제주에 복원

중앙일보

입력

해양문학 표해록(漂海錄)을 저술한 장한철의 생가가 제주시 애월읍에 복원됐다. [사진 제주시]

해양문학 표해록(漂海錄)을 저술한 장한철의 생가가 제주시 애월읍에 복원됐다. [사진 제주시]

조선 후기 표해록(漂海錄)을 저술한 제주 출신 문인 장한철(張漢喆·1744~미상)의 생가가 복원됐다. 표해록은 바다에서 표류하거나 해안가 등에 표착해 지내다 돌아오기까지의 체험을 기록한 책이다.

오는 3월 일반에 공개

제주시는 17일 ‘애월리 한담해변 일원 장한철 생가터 초가 신축 및 전시공간 조성사업’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6억8000만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안거리’(안채, 57㎡)와 ‘밖거리’(바깥채, 39㎡)로 구성된 초가 신축을 마무리했다. 2월 내부 전시물 설치를 완료하고 오는 3월에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제주시는 장한철 생가 내부에 해양문학의 대표적 작품인 표해록을 디지털화해 전시한다. 생가를 찾은 이들은 누구나 이 디지털북을 볼 수 있게 했다. 또 구들과 정지(부엌)에 책장과 불을 지피는 곳인 굴묵 등을 재현해 관람객들이 옛 생활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표해록은 학계에 보고된 표해기(漂海記) 가운데 문학성이 가장 높은 해양 문학자료로 평가되며, ‘해양 문학의 백미’로 일컬어진다.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제주도 유형문화제 제27호로 지정돼 국립제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당시의 해로와 해류, 계절풍 등 내용이 실려 해양지리서로서 문헌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 제주의 삼성 신화와 백록담, 설문대할망·류큐(일본 오키나와의 고대왕국)태자 관련 전설도 기술돼 설화집으로서 가치도 인정받는다.

 장한철은 조선 후기 영조 때 애월읍 애월리에서 태어나 대정현 현감을 역임한 문인으로, 1770년(영조46년) 당시 27세 때 대과를 보기 위해 배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다가 풍랑으로 류큐제도(일본 오키나와)에 표착한 이후 그 경험을 담은 '표해록'을 저술했다. 제주에 돌아온 장한철은 1771년 표해록을 저술했다. 장한철은 1775년 별시에 합격해 대정현감과 흡곡현령 등을 역임했다.

 표해록은 제주지역 향토기업인 삼남석유 고(故) 장시영 회장이 2016년 5월 국립제주박물관에 영구 기증했다. 2017년 유명을 달리한 장 회장은 장한철의 후손으로 알려졌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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