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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두 '님과함께' 열창…"사람보다 좋아" 어르신도 반했다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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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한 번 틀어줄래."
"재밌게 놀아봐요. '님과 함께' 노래 나갑니다."
"오늘 기분이 어때?."  

"전 좋아요…. 슈퍼 그레잇 판타스틱~."

경북 의성군 집콕 어르신 위해 AI반려로봇 '자두' 도입

어르신과 대화 중인 AI 반려 로봇 '자두'. [사진 경북 의성군]

어르신과 대화 중인 AI 반려 로봇 '자두'. [사진 경북 의성군]

시골 어르신과 양 갈래 머리를 한 소녀 디자인의 봉제 인형, AI(인공지능) 로봇과의 대화다.

전국 최고령 지자체로 꼽히는 경북 의성군이 어르신을 위한 AI 로봇을 도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을 못 해 '집콕' 생활 중인 시골 어르신을 위한 반려 로봇이다.

 16일 의성군에 따르면 가로 40㎝ 정도 크기의 AI 반려 로봇의 이름은 '자두'. 어르신이 봉제 인형 모양의 자두 손을 꾹 누르고 말을 하면 자두가 반응한다.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된 자두는 120여만건의 회화(감성 대화) 전개가 가능하다. 그래서 어르신이 원하면 트로트 노래를 부르거나 틀어주고 뉴스도 읽어준다. 농담을 주고받고, 날씨도 실제 어르신 손녀가 앞에서 말을 하는 것처럼 친절하게 알려준다.

어르신과 대화 중인 AI 반려 로봇 '자두'. [사진 경북 의성군]

어르신과 대화 중인 AI 반려 로봇 '자두'. [사진 경북 의성군]

 "내가 좀 아프다"고 어르신이 말을 하면, 사전에 등록된 보호자에게 연락하는 숨은 기능도 있다. 알람 설정이 가능해 어르신의 약 복용시간도 자두는 놓치지 않는다. "약을 드실 시간입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설정만 하면 가능하다. 자두를 만난 한 어르신은 "사람보다 더 좋아요. 얘는 들어주잖아요. 이유 없이 들어주잖아요"라고 했다.

 자두의 대당 가격은 50만원 정도다. 의성군은 다음 달 어르신 30명에게 자두를 시범 보급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후 성과를 분석해 완전 보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자두 캐릭터는 기존에 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자두를 만든 AI 로봇 개발 업체가 만든 것이다. 의성군에 추후 AI 반려 로봇이 완전히 보급되면 캐릭터 디자인은 다른 모양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게 의성군 측의 설명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어르신들을 돌볼 수 있다는 점이 획기적이고, 특히 코로나19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가치가 높다”며“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더욱 많은 어르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I 반려 로봇 도입은 자두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 서울 마포구는 우울증·만성질환·인지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내 400명의 어르신에게 AI 반려 로봇을 보급한다고 밝혔다.

 마포구의 반려 로봇 역시 의성군의 자두와 같은 형태로, 어르신의 말동무 역할 수행이 주목적이다. 외관 디자인은 마포구 캐릭터인 마포동이를 형상화했다. 형태는 자두처럼 봉제 인형으로 제작됐다.

의성=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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