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징후?…미군 미사일추적함 서해 등장

중앙일보

입력 2021.02.16 00:02

업데이트 2021.02.16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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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의 정찰 자산이 한반도로 모여들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다음 달 8일 시작하는 연합훈련을 핑계로 북한이 도발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인공위성을 우주에 띄운다는 명분으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고 본다.

한·미훈련 핑계삼은 북 도발 대비
코브라볼 정찰기도 일본 전진배치

하워드 로렌젠함

하워드 로렌젠함

15일 군 당국에 따르면 미국 해군의 탄도미사일 추적함인 하워드 로렌젠함(T-AGM-25)이 설 연휴 동안 서해를 돌아다닌 뒤 한국 근해를 빠져나갔다. 1만2000t급의 이 배엔 탄도미사일 궤적을 파악할 수 있는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달렸다. 이 레이더는 주변 1000㎞의 비행체를 정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2016년과 2017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시하기 위해 한국 근해로 온 적이 있다.

코브라볼

코브라볼

미국 공군의 RC-135S 코브라볼은 지난 6일 미 본토 네브래스카주 오펏(Offutt) 공군기지를 떠나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기지로 이동했다. 미국이 3대만 가진 이 정찰기는 첨단 전자광학 장비로 먼 거리에서 미사일 동향을 살필 수 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예고할 때마다 가데나 기지에 전개됐다.

군 소식통은 이들 정찰 자산의 집결에 대해 “북한이 다음 달 연합훈련에 즈음해 벌일 도발에 대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5일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추가로 설명할 만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특히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이곳을 서해 위성 발사장이라고 부른다. 2016년 동창리에서 장거리 로켓인 은하를 발사해 지구 관측 위성 광명성 4호를 우주 궤도에 올린 적이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동창리 발사장 시설과 도로에서 눈이 치워졌다며, 가동에 필요한 준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시만 내리면 언제라도 쏠 준비가 된 상태”라고 말했다.

북한은 우주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인공위성용이라며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왔다. 지난해 12월 조선과학기술총연맹 중앙위원회가 우주과학기술토론회를 열었다. 하지만 유엔은 북한이 인공위성 탑재 로켓을 발사하는 것도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과 관련됐다며 금지하고 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뒤 동창리에서 장거리 로켓을 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긴장을 높여 갈 수 있다”며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주장하는 회색지대 전략으로 미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철재·박용한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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