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측정치로 질병운운은 섣부른 의견"

중앙일보

입력

21일 한양대 연구팀이 발표한 고속철(KTX)내 자기장 측정결과를 놓고 예방의학 전문가들은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한양대 환경.산업의학연구소내 전자파생체영향연구팀은 이날 서울~부산간 고속철도에서 자기장 발생량을 측정한 결과 객실에서 서울~대구 구간에서는 평균 15mG(밀리가우스), 대구~부산은 평균 5mG가 측정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수치는 일반 지하철보다 3배 이상의 자기장"이라며 "인과관계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법정 허용치 이하지만 장시간 노출됐을 때 승객이나 승무원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다른 관련 전문가들은 "자기장이 질병을 유발하는가를 둘러싼 인과관계는 간단치 않은 만큼 단순한 측정결과를 놓고 속단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안윤옥 교수는 "단순한 자기장의 측정량만 제시하고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섣부른 의견"이라며 "센 자기장이 측정됐다고 유해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안 교수는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자기장 측정량을 놓고 보면 몇 시간 잠시 타는 승객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혹시 고속철내 자기장이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이은일 교수도 "사람마다 전자기파에 영향을 입는 정도가 달라서 '무조건 유해하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려운 만큼 더 자세하고 정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전자기파와 건강과의 관계는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라며 "법정 허용치 이하 전자기파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아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