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환자 "생각" 읽는 칩 개발

중앙일보

입력

마비환자의 두개골 아래에 심어 환자의 생각을 읽어내는 컴퓨터 칩이 개발되었다.

미국 사이버키네틱스(Cyberkinetics) 사가 개발한 이 미니 칩은 마비환자가 어떤 생각을 할 때 - 이를테면 팔다리를 움직이고 싶어할 때 - 신경의 움직임을 읽어 이를 컴퓨터에 나타내게 된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BBC는 이를 다시 컴퓨터 코드로 전환시켜 로봇에 입력하면 환자의 생각대로 로봇을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이를 환자에게 실험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전했다.

'뇌의 문'(Brain Gate)이라는 이름의 이 컴퓨터 칩은 아주 작은 돌기(spike)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 돌기들이 두개골 밑에서 약 1mm 뇌 안으로 들어가 신경의 소집단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모니터해 전선을 통해 컴퓨터 화면에 나타내게 된다.

뇌 밖과 연결되는 전선은 다소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이버키네틱 사는 무선연결 방법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키네틱 사는 앞서 원숭이 3마리의 두개골 밑에 이 컴퓨터 칩을 심고 이들이 손으로 수동제어장치를 움직일 때 운동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운동피질(motor cortex)이 나타내는 신호를 기록한 다음 이 신호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개발, 이를 원숭이에 실험한 결과 뇌만으로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 컴퓨터 칩은 지금까지 동물에만 실험되었지만 앞으로 임상시험에 성공하면 뇌졸중이나 뇌성마비 등의 질환으로 인해 마비가 온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며 3-5년이면 개발이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사이버키네틱 사는 밝히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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