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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윤석열도 나도 조국 수사 덮었으면 꽃길 갔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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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연합뉴스]

한동훈(48·사법연수원 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족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좌천성 인사 조처를 당한 것은 조 전 장관 수사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 연구위원은 이날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인사가 조국 수사의 보복이라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 수사에 관여하지 않았어도 이런 일들이 있었을까.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일가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과잉수사' 논란을 부른 것에 대해 한 연구위원은 "설명 안 되는 의혹들이 워낙 많았다"고 했다. 관련자들의 거짓말, 해외 도피 등으로 집중수사가 필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입시 비리나 펀드 비리 같은 건들만 봐도, 그 정도 사실이 드러나면 보통 사람들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되 유리한 사정을 설명하는 식으로 방어한다"며 "그런데 오히려 음모론을 동원해 더 적극적으로 사실 자체를 부정했으니 압수 수색 같은 수사가 더 필요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위원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며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 3차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조 전 장관 관련 수사 이후엔 부산고검 차장검사→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옮겨 좌천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이어 "권력이 물라는 것만 물어다 주는 사냥개를 원했다면 저를 쓰지 말았어야 했다"라며 "그분들이 환호하던 전직 대통령들과 대기업들 수사 때나, 욕하던 조국 수사 때나, 저는 똑같이 할 일 한 거고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정치적 목적으로 정권 수사를 했다는 시선에 대해 한 연구위원은 "윤 총장이나 저나 눈 한번 질끈 감고 조국 수사 덮었다면 계속 꽃길이었을 것"이라며 "그 사건 하나 덮어 버리는 게 개인이나 검찰의 이익에 맞는, 아주 쉬운 계산 아닌가. 그렇지만 그냥 할 일이니까 한 것이다. 직업윤리다"라고 했다.

정부와 여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한 연구위원은 "대단히 찬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진짜 검찰 개혁은 살아있는 권력 비리라도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은 이러한 방향과 반대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또 한 연구위원은 이러한 검찰개혁의 문제점에 대해 "강자의 권력 비리가 드러났는데도 처벌받지 않는 것이 뉴노멀이 되는 순간, 부패는 공사 모든 영역으로 좀비처럼 퍼져 나갈 것"이라며 "모든 영역에서 약자들과 서민들이 대놓고 착취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년 전 검찰이 재단의 계좌를 추적했다는 주장을 했다가 최근 사과한 일과 관련해서는 "저뿐 아니라 유씨의 거짓 선동에 1년 넘게 현혹당한 많은 국민이 피해자"라며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고 대응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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