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방] 지방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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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술자리를 자주 하게 된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십년을 쉬지 않고 과음하다보니 '이러다 간이 고장나는 것은 아닐까'하고 걱정을 한다.

한방에서는 '노상간(怒傷肝)'이라고 해서 화를 내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간이 상한다고 본다. 그래서 술을 마시더라도 즐겁게 마시는 사람보다는 속이 상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술을 마시는 사람이 숙취도 심하고 간에 지방이 많이 축적된다. 기분 좋게 마시는 술은 간의 대사가 활발해져 해독이 잘되지만, 기분이 언짢은 상황에서 술을 마시면 간장에 울화가 쌓여 해독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간이 생기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간장에 울화가 쌓여 먹은 음식이 완전연소 되지 않고 간에서 대사 장애를 일으켜 지방이 되는 것이다.

지방간은 특히 체질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태음인은 '간대폐소(肝大肺小)'라 해서 간장의 기능은 왕성하고 폐.기관지 기능은 약하다. 때문에 간장의 해독능력이 뛰어나 술을 먹어도 잘 취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체질보다 오히려 음주를 더 많이 하게 되고 몸을 아끼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술로 몸을 상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술을 전혀 못하는 사람은 해독능력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절반만 마셔도 간에 무리를 준다. 일단 과음을 해서 간장에 무리가 생겼으면 바로 해독을 해야 한다. 하루 술을 마시면 적어도 이틀은 음주를 피하고 간을 쉬게 해야 한다.

만일 이유없이 항상 피곤하고 헛배가 부르고 명치 밑이 답답하거나 눈에 충혈이 잦으면 간장에 습열독이 많이 축적된 것이다. 이 때는 간을 시원하게 청소해주고 울화를 풀어줘야 한다. 청간해울탕이 대표적인 처방이다. 아울러 복요리 할 때 해독작용을 위해 넣는 미나리즙을 내 마시면 간장의 해독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인진쑥 40g에 물 1000㏄를 붓고 한 시간 다린 뒤 차처럼 마셔도 좋다. 다섯 가지 맛이 나는 오미자를 생으로 가루 내 티스푼 한 개씩 하루 두 번 복용해도 좋다. 오미자는 B형 간염에도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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