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 김용근 상근부회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재계의 반대에도 정부와 여당이 공정경제 3법 등을 통과시키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설 연휴 전 손경식 경총 회장을 포함한 내부 인사들에 사의를 표명했다. 김 부회장은 산업자원부 관료 출신으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을 맡았던 지난 2018년 송영중 당시 경총 부회장이 해임되면서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2월 연임돼 2년간의 임기를 수행 중이었다.
김 부회장은 재계의 반대에도 정부와 여당이 '공정경제 3법'과 노동조합법 개정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잇달아 통과시키자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경제단체 부회장들과 기업부담법안 입법에 반대 활동을 펼쳐왔다.
경총 관계자는 "경총이 앞장서 반기업법 입법을 반대했는데 정부와 국회가 전혀 귀를 기울여주지 않아 김 부회장이 큰 무력감을 느낀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경총 부회장으로서 노조법 통과를 막지 못해 회원사에도 죄송하다는 말을 계속 했다"고 전했다.
경총은 오는 17일 회장단 회의를 열어 김 부회장 후임 문제를 논의한다. 이르면 24일 총회에서 후임자를 선임할 예정인데,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류기정 경총 전무 등이 거론된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