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물로 에어팟프로”…대놓고 리스트 공개 232% 껑충

중앙일보

입력 2021.02.11 06:00

카카오톡 커머스,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 이미지. [사진 카카오커머스]

카카오톡 커머스,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 이미지. [사진 카카오커머스]

사상 첫 비대면 설 명절을 앞두고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선물하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명절 인사'란 관습은 유지하되, 주는 대로 받기보단 진짜 원하는 선물을 주고받는 게 합리적 소비라고 보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받고 싶은 선물을 위시리스트(wishlist·구매 희망목록)에 넣어두고 지인에게 공개하는 사람들도 급증했다. 그야말로 ‘명절 선물의 트랜스포메이션(대전환)’이다.

[팩플]

무슨 일이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받고 싶은 선물을 미리 골라 놓는 ‘위시리스트’가 인기다.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공개 리스트'와 사용자 본인만 보는 '비공개 리스트' 두 종류다. 지인들이 알고 사줬으면 하는 선물리스트를 별도로 관리하는 셈.

·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공개 리스트 상품 등록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2% 증가했다. 비공개 리스트도 251% 늘었다.
· 위시리스트 등록 상품이 실제 구매까지 이어진 건수는 같은 기간 112% 증가했다. 친지·지인의 위시리스트를 참조해 선물을 구매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
·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위시리스트에는 다양한 품목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용자들이 받고 싶은 선물로 가장 많이 꼽은 품목 1위(2월 1~7일 기준)는 애플의 에어팟 프로(28만 6000원)였다. 2위는 기린이 모찌 바디필로우(2만9900원), 3위는 BHC 뿌링클+치즈볼+콜라 1.25L(2만4000원)다.

김재영 카카오커머스 선물하기 운영파트장은 “예전엔 받고 싶은 선물을 골라놓는 것에 대해 겸연쩍어하는 문화가 있었지만,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합리적으로 선물 교환하려는 욕구가 커졌다”며 “똑같은 선물을 여러 개 받느니 자기가 원하는 품목을 미리 골라놓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시리스트 선물 랭킹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위시리스트 선물 랭킹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카톡, 명절 선물 급증

위시리스트 활성화에 힘입어 카카오톡 선물하기 거래액은 급증하고 있다. 설 연휴에도 5인 이상 모일 수 없게 되자, 미리 명절 선물을 보내려는 이들이 몰린 영향이다. 지난달 20~31일(설 연휴 시작 22일 전~11일 전)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2020년 1월 2~13일)보다 53% 늘었다. 특히 그간 이커머스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중장년층 유입 비중이 높다. 50대의 경우 104%, 60대는 111%가 늘었다. 지난해 추석에도 50~60대 소비자 거래액은 각각 130%, 129% 증가했다.

인기 선물 품목도 달라졌다. 밀키트·레스토랑간편식(RMR) 선물이 지난해 설보다 894% 늘었다. 한우세트(390%), 과일(189%), 건강식품(121%)도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손쉽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선물을 고른 이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숫자로 본 카카오톡 선물하기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숫자로 본 카카오톡 선물하기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최근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서양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직장동료와 더 가까워졌다는 사람이 많은데 한국의 경우 별 차이가 없다”며 “한국은 그만큼 기존에도 타인과 충분히 가까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톡으로 명절 선물하기가 늘었다는 것은 기존에 명절 때마다 해왔던 선물 교환을 코로나19로 못 만나도 계속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안 하던 사람이 선물을 더 하게 됐다기보단 원래 주던 선물을 이커머스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물하기 왜 인기야

① 통념 깬 코로나19 : 온라인쇼핑 확산의 강력한 허들(장애물)이 무너졌다. 물건을 직접 눈앞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히려 온라인 쇼핑의 장점으로 재평가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135조원이었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161조원으로 늘었다.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는 음식서비스와 음·식료품 분야다. '음식이나 식재료는 반드시 맨눈으로 보고 사야 한다'는 습관이 강한 품목들이다. 지난해 12월 음식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9.1%, 음·식음료품은 66.3% 늘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온라인 쇼핑 거래액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② 10년간 씨앗 뿌린 카카오 : 선물하기는 카카오가 2010년 12월 출시한 서비스. 채팅창에서 고마운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나왔다. 현재까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이용한 사람 수는 누적 3384만명이다. 선물하려면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주소를 묻고 이유를 설명한 다음, 잘 받았는지 확인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해결했다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받을 사람 지정 후 결제만 하면 끝이다. 선물 받을 사람이 주소를 직접 입력하면 된다. 초창기 카카오톡 선물하기 품목은 케이크나 커피 같은 교환권 위주였지만 점차 배송상품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현재는 8000개 제휴사, 50만 종 이상 상품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선물하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173만명이다.

③ 대세가 된 선물하기 : 기존 이커머스의 성공 공식은 최저가, 빠른 배송이었다. 그러나 선물하기는 지향점이 달랐다. ‘타인을 위한 모바일 쇼핑’인 만큼 가격과 배송기간보다 원하는 상품, 취향에 맞는 상품을 갖추는 데 주력해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기존 이커머스 강자들도 속속 합류하는 중. 지난해 쿠팡, 티몬, 11번가 등도 선물하기 기능을 도입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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