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방] 기관지 천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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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중금속과 오염물질을 함유한 황사가 대기를 황갈색으로 오염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먼지의 양이 평소보다 네 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황사로 가장 피해를 보는 부위는 호흡기다. 황사가 폐에 들어가면 기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기관지 천식 환자는 폐.기관지가 허냉(虛冷)해 작은 자극에도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 따라서 천식환자가 황사에 노출되면 호흡 곤란으로 위험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양방에서 기관지 천식은 항원(알레르겐)에 의한 기관지 수축으로 해석한다. 반면 한방에서는 습담이 기관지 천식의 주요 원인으로 이해한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오장육부와 인체의 각 부위는 서로 유기적인 연관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호흡과 관련 있는 폐는 기를 관장하고, 피부는 폐에 속해 있다.

따라서 기가 허해 피부의 땀구멍이 열린 채 나쁜 기운이 침입하면 기관지가 가래 같은 나쁜 습담으로 채워지고, 이 습담으로 천식이 발생한다. 한방에서 천식 증상을 '효천'이라고 한다. 동의보감의 기록처럼 효(哮)는 가래가 끓는 소리를 말하고, 천(喘)은 호흡하기가 어렵고 괴로운 병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천식을 치료할 때는 거담제로 나쁜 습담을 제거시키고 기를 잘 순환시켜 줘야 한다.

폐.기관지 질환에 좋은 것으로 예부터 도라지 만한 것이 없다. 약재상에서 구입할 수 있는 말린 도라지 8g, 살구씨 12개에 물 300㎖를 넣고 달여 하루 세 번에 나눠 먹으면 가래가 삭고 기침이 멎는 효과가 있다.

기관지 천식은 물론 기관지염.기관지 확장증.폐결핵 등으로 기침이 나고 숨이 찬 증상에도 같은 효험이 있다. 또 오미자를 60~70℃의 물에 하루 정도 담가 우려낸 뒤 그 윗물을 한번에 소주 반잔 정도, 하루 두세 번 나눠 마셔도 좋다. 오미자는 몸이 허약하거나 육체적 및 정신적 피로가 있을 때, 기침이 나고 숨이 찬 데, 각종 기관지 질환에 많이 쓰이는 약재다.

습담성 천식이든 알레르기성 천식이든 원인의 대부분은 기혈 부족에 의한 면역력의 저하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증상 자체만 보고 치료할 것이 아니라 근본치료로 인체의 정기를 강화시키면 황사를 포함한 나쁜 기운의 침입을 막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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