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유발, 황반변성 환자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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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10년 전만 해도 국내에 흔치 않았던 황반변성(AMD)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22일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두 병원 안과에서 황반변성으로 진단된 환자는 353명에 불과했으나, 3년만인 2002년에는 849명으로 환자가 2.5배 가량 증가했다.

서울대의 경우 2000년 223명에서 2002년 416명으로, 세브란스병원은 2000년 130명에서 2002년 433명으로 각각 늘었다.

황반변성은 눈 뒤쪽 망막에서 가장 민감한 부위인 '황반'이 서서히 변성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3대 실명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이미 서구에서는 성인 실명 원인 1위 질환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질환은 망막의 광수용체와 세포들이 죽는 '건성'과 황반 아래에서 새 혈관이 자라는 '습성'으로 나뉘는데, 보통 사물이 정상보다 크거나 작게 보이고 직선이 굽어보이며, 독서와 TV시청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건성의 경우는 치료가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습성은 레이저 치료법이나 특정 약물을 정맥에 투입한 후 레이저를 쬐 시력저하를 막는 치료법이 주로 사용된다. 약물로는 노바티스의 '비쥬다인'이 시판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안과 정흠 교수는 "황반변성의 정확한 발병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인인구의 증가, 서구식 식생활, 흡연, 자외선, 고도근시 등이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 권오웅 교수는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 황반의 기능이 급속히 손상돼 수주 안에 시력이 급속히 나빠지며, 빠르면 2개월에서 3년 사이에 실명을 초래하는 만큼 증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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