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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망신 '의성 쓰레기산' 치웠다…20만8000t 처리에 든 돈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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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쓰레기산 처리 후 모습. [사진 의성군]

의성 쓰레기산 처리 후 모습. [사진 의성군]

의성 쓰레기산 처리 전 모습. [사진 의성군]

의성 쓰레기산 처리 전 모습. [사진 의성군]

외신에 의해 국제적인 망신을 산 이른바 '의성 쓰레기산'이 완전히 사라졌다. 산 처럼 쌓여 방치 폐기물, 즉 쓰레기 20만8000여t을 지자체가 모두 치우면서다.

경북 의성군은 9일 "행정대집행을 시작한 지 1년 8개월여 만에 쓰레기로 산을 이룬 방치 폐기물을 완전히 실어냈다"고 밝혔다.

지난달 의성군은 쓰레기산을 이룬 쓰레기 규모가 19만2000t 정도로 예측했다가 바닥에 깔린 쓰레기와 압착 쓰레기 무게를 추가, 20만t 이상으로 예측치를 수정하고 처리 기간도 조정했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방치 폐기물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다"며 "많은 불편에도 믿고 기다려준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의성군 단밀면 한 농촌 마을에 있던 쓰레기산은 2019년 3월 미국 CNN 방송국이 보도했다. CNN 취재팀은 마을 한편에 폐기물 등 쓰레기가 가득 쌓여 우뚝 솟은 형태로 산을 이룬 황당한 현장을 보도했다. 당시엔 쓰레기 더미 높이가 15m가 넘는 곳이 있을 정도였다. 쓰레기 산은 플라스틱·스티로폼·전선·비닐·고철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2019년 6월부터 의성군은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국비 등 280여억원을 들여 쓰레기 더미를 치우기 시작했다.

의성군 관계자는 "쓰레기를 타는 것과 타지 않는 것으로 구분하고, 타는 것 중에서 열효율이 높은 것은 시멘트 공장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중간에 다리를 놓았고, 산을 이뤘던 쓰레기의 70% 정도가 강원도의 한 시멘트 공장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시멘트 공장에서는 소성로에 이 쓰레기를 집어넣고 태울 예정이다. 유연탄 대신 플라스틱·비닐·폐타이어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쓰레기 더미는 폐기물 처리 업체를 운영했던 A업체 업주 등이 방치해 생겼다. 이들은 2016년 6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허가받은 양(2157t)보다 많은 폐기물 등을 사업장 부지에 반입해 방치했다.

당시 A업체 업주 등이 폐기물을 방치하자, 의성군은 수차례 행정처분을 했다. 하지만 업체는 처분에 불복, 행정소송·집행정지 처분 등을 내며 억울함을 표했다고 의성군 측은 설명했다.

시간이 갈수록 4만여㎡ 크기의 부지에 쌓인 쓰레기에선 악취가 났다. 쓰레기가 쌓여 생긴 압력으로 불이 나 며칠 동안 진화가 되지 않은 적도 있다.

의성군은 쓰레기 산이 있던 부지 자체를 최대한 매입해 '에코 그린 체험장'을 만들 계획이다. 의성군 관계자는 “제2의 쓰레기산, 제3의 쓰레기산을 다시는 만들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교훈의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성=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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