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흡연 다음으로 미국인 위협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서 지난 10년 동안 비만과 운동부족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 내년이면 흡연을 제치고 예방가능한 사망 원인 1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0일 미국의학협회지에 게재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비만 및 운동부족과 관련된 사망자는 40만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16.6%를 차지했으며 예방가능한 사망 원인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전체 사망자의 18.1%(43만5천명)를 차지한 흡연이었다.

그러나 2000년 비만과 운동부족에 따른 사망자는 10년 전인 1990년(30만명)보다 33%나 급증한 반면 흡연에 따른 사망자(40만명)는 10% 미만 증가에 그쳐 양대 원인에 의한 사망자 수 격차는 좁혀지는 추세를 보였다.

앞으로 흡연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는 반면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계속된다면 내년 비만과 운동부족에 따른 사망자는 50만명을 초과, 40여년만에 처음으로 흡연을 제치고 예방가능한 사망 원인 1위로 부상할 것이라고 CDC는 전망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줄리 거버딩 CDC 소장은 "이것은 비극이며 최악의 우려가 확인된 것"이라며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비만과 운동부족이 "흡연을 추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버딩 소장은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모든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비만은 만성질병 예방 차원에서도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미 톰슨 보건장관도 "미국인들은 과체중과 비만이 말 그대로 우리를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식습관 개선 등을 위한 교육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비만과 운동부족은 흡연과 함께 3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 심장병과 암, 뇌종중 등 뇌혈관질환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으며 당뇨병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밖에 예방가능한 사망 원인들로는 음주와 세균, 독극물, 차량, 총기, 성행위, 마약 등이 꼽혔으며, 흡연과 비만을 비롯해 이런 예방가능한 사망 원인들로 인해 2000년 미국인 사망자 240만명 중 약 절반이 사망했다.

(시카고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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