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고지 김천 명물 샤인머스켓처럼 선수 귀하게 키울 것”

중앙일보

입력 2021.02.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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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프로축구 김천 상무에서 새출발하는 김태완(가운데) 감독. 전지훈련지 부산 기장군에서 공격수 문선민, 오세훈과 함께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김천 상무]

프로축구 김천 상무에서 새출발하는 김태완(가운데) 감독. 전지훈련지 부산 기장군에서 공격수 문선민, 오세훈과 함께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김천 상무]

“어떤 팬이 저 보고 ‘충성 클롭’이래요. 부대 마트(PX)인 ‘충성 클럽’과, 리버풀 위르겐 클롭 감독 이름을 합친 별명인데, 기발하지 않나요. 천재에요, 천재.”

‘충성클롭’ 김태완 김천 상무 감독
1부 4위지만 연고지 바뀌어 강등
18개월마다 다른 선수로 성적 내

프로축구 군인 팀 김천 상무 김태완(50) 감독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상무는 지난 시즌 K리그1 4위, 역대 최고 성적이라는 돌풍을 일으켰다. 팬들은 김 감독을 ‘펩태완’이라고도 부른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처럼, 민머리에다 공격 축구를 펼치는 데에서 착안했다. ‘관물대올라’라는 별명도 있다. ‘관물대(군에서 소지품을 보관하는 선반)’와 과르디올라를 합성한 거다.

5일 부산 기장군의 상무의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김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충성 클롭’이 더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실험적인 과르디올라보다는, 전방 압박과 공수 밸런스가 좋은 클롭 스타일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김 감독이 상무와 인연을 맺은 지도 20년이 넘었다. 1995년부터 선수로 2년 2개월, 2002년부터 코치(광주 상무)로 8년, 2011년부터 코치 및 감독(상주 상무)으로 10년을 보냈다. 군무원 신분으로 연금도 받는다.

2021시즌에는 K리그2(2부) 김천 상무로 새 출발 한다. 상무와 경북 상주시의 연고지 협약이 지난해 만료됐다. 연고지를 경북 김천시로 옮겼다. 프로축구연맹 규정상 연고지를 바꾸면 전년도 성적과 관계없이 강등된다. 김 감독은 “상주시 결정도 이해하지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상주 상무를 거쳐 간 선수만 200명이고, 국가대표도 17명 배출했다. 선수들은 경북 문경시 국군체육부대에서, 김 감독도 부대 앞 군인아파트에서 그대로 지낸다.

올해 새 연고지인 경북 김천에서 선전을 다짐하는 김태완 상무 감독. [사진 김천 상무]

올해 새 연고지인 경북 김천에서 선전을 다짐하는 김태완 상무 감독. [사진 김천 상무]

다음 달 전북 현대 공격수 조규성, 울산 현대 수비수 정승현 등 14명이 입대한다. 대신 6월에 문선민·오세훈·권경원이 전역한다. 김 감독은 “복무 기간이 줄어 18개월마다 선수를 돌려막는다. 팔짱 끼고 날짜만 세는 선수도 있지만, 강상우(포항)·한석종(수원) 등 크게 발전한 선수도 있다”며 뿌듯해했다.

입대 신청자 중 선수를 뽑다 보니, 올해는 미드필더와 센터백이 부족하다. 맘에 둔 선수가 있을까. “영입하고 싶은 선수가 있는지” 묻자 김 감독은 “이강인(20·발렌시아)이나 권창훈(27·프라이부르크) 정도. 제가 눈이 높다. 농담이고,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누구든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친숙한 외모는 부대 행정보급관을 연상시킨다. 그는 정작 ‘행복보급관’을 꿈꾼다. 그는 “18개월이면 선수와 헤어지는 팀이다. 전쟁처럼 아등바등하는 축구보다, 선수들이 행복해지는 축구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본의 아니게 2부로 강등된 그는 “1부에서 버티는 것보다 2부에서 올라가는 게 더 어렵다”고 엄살을 부렸다. 상무는 그가 코치였던 2013, 15년 두 차례나 승격했다.

전 연고지 상주의 특산품은 곶감, 새 연고지 김천은 샤인머스켓이다. 김 감독은 “시장님이 선수단에 샤인머스켓 8박스를 선물해다. 비싼 샤인머스켓처럼, 우리 선수도 귀하게 키우겠다”고 말했다.

부산=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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