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한해 U턴기업 880~580개 늘 때, 韓은 16개만 돌아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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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용연공단 전경. 해외로 나갔다가 국내로 다시 들어온 유턴기업 숫자는 매년 10여곳 정도에 그치고 있다. 사진 울산시

울산 용연공단 전경. 해외로 나갔다가 국내로 다시 들어온 유턴기업 숫자는 매년 10여곳 정도에 그치고 있다. 사진 울산시

미국이나 일본은 해외에서 자국으로 돌아오는 유(U)턴 기업이 매년 수백개에 달하지만 국내로 다시 들어온 기업은 10여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 기술혁신과 리쇼어링’ 보고서를 발간했다. 무협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유턴기업 숫자는 20개(2014년)→3개(2015년)→12개(2016년)→4개(2017년)→9개(2018년)→16개(2019년) 등으로 매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유턴기업은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 진출했다가 미국으로 돌아간 기업은 2010년 95개에 불과했으나 2018년에는 886개로 크게 늘었다. 8년 사이에 9배 이상 늘어났다. 무역협회는 미국 유턴기업이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내영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발표한 미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6000만 달러(674억원) 규모의 유턴기업 인센티브가 포함되는 등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의 본국 회귀)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까운 일본도 유턴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06년 이후 2018년까지 7633개의 해외 진출기업이 일본으로 복귀했다. 연평균 587개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 기업의 유턴은 속도를 내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연 470개사가 일본으로 되돌아갔으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600~700개사로 확대됐다. 특히 중국 진출 기업의 리쇼어링이 활발하다.

유럽은 영국과 이탈리아, 프랑스를 중심으로 본국으로 돌아오는 유턴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2014~2018년 유턴기업 수는 영국(44개), 이탈리아(39개), 프랑스 (36개) 등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는 “유럽의 리쇼어링은 제조업이 전체 리쇼어링의 85% 이상을 차지했고, 주로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을 중심으로 리쇼어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역협회는 미국 등에서 유턴기업이 증가하는 이유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제조 기술 혁신을 꼽았다. 무역협회는 “리쇼어링이 활발한 미국·일본 등은 기술 혁신 관련 주요 지표에서 상위 30위 이내에 속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무역협회는 국내로 들어오는 유턴기업을 늘리기 위해선 세금감면, 고용보조금 지원 이외에도 ICT 기술을 활용한 제조공정 혁신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내영 수석연구원은 “국내 제조업의 생태계를 고부가가치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 제조공정의 스마트화가 필수적이다"며 “정부 및 기업 차원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나 고급인력 양성이 필요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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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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