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방] 담이 결려 생긴 두통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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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감기약 한번 먹지 않던 회사원 K씨. 언제부터인가 진통제를 상비할 정도로 두통에 시달렸다. 그러나 두통약이나 진통제로는 통증이 가라앉지 않았고, 오히려 갈수록 피곤하고 뱃속에서 출렁출렁하는 물소리까지 났다. 한방에서 말하는 담궐(痰厥)두통이다.

담음이란 '담이 결린다'는 표현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비위기능이 약해 소화가 안될 때 위장에 남아있는 수분들이 열을 받아 가래처럼 뭉친 것이 담음이다. 담음은 여기저기 옮겨다니기도 하고, 머무르기도 하는데 이를 우리는 '담이 결린다'고 말한다.

담궐두통은 담음이 위로 올라가 머리 속 모세혈관의 혈행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지칭한다. 담궐두통이 있으면 특히 오른쪽 머리가 딱따구리가 쪼듯 콕콕 쑤시는 편두통이 생기고, 때론 눈이 빠지는 듯 아프거나 미능골통이라고 해서 눈썹 주위가 몹시 아프다.

뱃속에 담음이 있으면 진수음(振水音), 즉 출렁출렁하는 물소리가 나는데 주로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이나 몸이 냉하고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서 쉽게 나타난다.

담이 결릴 때는 부항으로 출혈을 시켜 담음을 제거한다. 마찬가지로 담궐두통이 있으면 두통약으로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때 담음을 제거하면 자연히 혈행이 좋아지고 뇌압이 하강하면서 두통이 사라진다. 이진탕류의 약은 담음을 제거하는 대표적인 치료제로 증상에 맞게 가감처방한다. 특히 반하백출천마탕은 담궐두통과, 소화력이 떨어지고 비위가 약해 배 속에서 물소리가 나는 진수음에 효과가 뛰어나다.

가정에서는 말린 귤 껍질 20g에 생강 10g, 고본 10g을 잘게 썰어 물 한 사발을 붓고 한 시간 정도 달인 뒤 하루 3회 복용하면 두통이 많이 개선된다.

또 장마사지를 꾸준히 해 배속에서 뭉쳐 흩어지지 않는 수독을 풀어줘야 한다. 똑바로 누워 명치에서 하복부까지 가로.세로로 각각 3등분한 뒤 검지.중지.약지를 모아 양손으로 한 곳당 3회씩 꾹꾹 눌러준다.

숨을 내쉴 때 눌러주고 숨을 들이마시면서 손가락을 떼는 것이 요령. 같은 방법으로 아홉 곳을 모두 눌러주면 배속에서 꾸룩꾸룩 하는 소리가 나면서 속이 풀어지는 것을 느끼게 되고 배변 또한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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