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줄기세포 배양 성공] 경제적 가치는…

중앙일보

입력

이번 연구결과는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물론 국내 바이오 산업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미래의학의 화두는 단연 줄기세포다. 수술은 단지 손상된 부위를 제거할 수 있고 약물은 손상된 부위의 회복을 일시적으로 도울 뿐 정상 세포 자체를 만들어내진 못한다.

그러나 줄기세포는 손상되고 파괴된 세포를 부모에게 물려받은 그대로 되살려낼 수 있다. 실제 뇌졸중과 심장병.간경변.당뇨 등 대부분의 난치병들은 세포의 손상 때문에 발생한다.

파괴된 세포 대신 거부 반응이 없는 줄기세포를 환부에 이식하거나 혈관으로 주사할 경우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당뇨와 파킨슨병.척수손상 등의 경우 수년 내 바로 임상시험을 거쳐 환자에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암의 경우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항암 치료로 혈액세포나 면역세포가 파괴된 경우 줄기세포를 이용해 무한정 보충할 수 있게 된다. 수만분의 1의 확률로 조직 적합성이 맞는 기증자의 골수를 애타게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줄기세포는 산업 측면에서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사이언스는 연간 5백억달러(약 60조원) 이상의 의료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등 선진국이 생명윤리에 위배된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치료용 배아복제 기술을 허용하는 법률을 서둘러 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냉동 수정란이나 동물복제 등 줄기세포 연구분야에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지금까지 선진국에 비해 손색이 없는 연구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연구는 한국의 바이오 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연구가 생명윤리에 위배된다는 비판론의 대두와 열악한 연구비 지원, 이공계 이탈로 인한 연구 인력 고갈 등 모처럼 불붙기 시작한 국내 줄기세포 연구가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국가적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