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현행 의학교과서에 실린 '심장운동 조절 단백질'의 역할에 대한 통설을 깨는 연구결과를 저명 과학저널에 발표, 주목받고 있다.
성균관의대 생리학교실 강동묵 교수는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나트륨-칼슘 교환체'라는 세포막 단백질이 기존의 통설과 달리 좀 더 복잡한 메커니즘에 의해 심장의 전기활동과 박동수를 조절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근호에 실렸다.
'나트륨-칼슘 교환체' 단백질은 심장 박동 때 근육 내 칼슘을 세포 밖으로 퍼 냄으로써 심장의 정상적 이완을 일으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강 교수는 "이 단백질은 단순히 3개의 나트륨과 1개의 칼슘을 서로 교환함으로써 심장의 칼슘 농도를 낮추는 것으로 지난 30년간 믿어져 왔고 오늘날의 모든 의학 교과서도 그렇게 기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 교수의 이번 연구결과 이 단백질이 퍼 내는 칼슘의 농도가 예상보다 적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는 "이온선택전극법이라는 연구기법으로 이 단백질을 통한 이온의 이동량을 정확히 측정해본 결과, 1개의 칼슘이 3개의 나트륨과 서로 교환되는 메커니즘 이외에 나트륨과 칼슘을 세포 내로 공동 운반해 심장 내 칼슘 농도를 높일 수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밝혀진 '나트륨-칼슘 교환체' 단백질의 새로운 작동 메커니즘으로 미뤄볼 때 이 단백질이 정상 심장의 지나친 수축 저하를 방지하고, 정상적 심장 수축력과 박동수를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강 교수는 "그동안 거대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이 단백질 억제를 통해 심장 기능에 대한 항진제 개발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가 그동안의 실패 원인을 찾고 심장의 기능을 보다 정확히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부설 삼성생명과학연구소의 연구비 지원에 의해 이뤄졌으며, 미국 텍사스의대 연구진이 연구에 참여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