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의 기준에 대하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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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란 과연 무엇일까?
우리가 항상 접하는 단어이면서도 때로는 그 정확한 의미가 모호해질 때가 있다. 미인이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지, 어떤 기준을 가지고 미인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명확하게 답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떤 여성을 보고 3인이 평가할 때, 한 사람은 “상당한 미인이다.”라고 했고, 한 사람은 “보통이다.”라고 평가했고, 한 사람은 “별로다.”라고 평가했다면 누가 옳은 것일까? 답은 아무도 옳다고 할 수도 없고 아무도 그르다고 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이 경우는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미를 평가한 것이 아니고 각각 자신들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에 대한 주관적인 기준은 100인이면 100인이 모두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를 평가할 때 어떤 식이로든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게 된다.
미를 평가하는 광범위한 기준에서는 외적인 미와 함께 지식과 겸양, 성품, 도덕, 예절 등 모든 내적인 요인들도 개인의 미를 구성하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여기서는 내적인 미는 차치하고 외적인 미의 기준만을 가지고 생각해 보자.

◇외적인 미를 어떻게 평가하는 것이 가장 객관적이 될 수 있을까?

각 개개인의 의견이 모두 다르다면 역시 다수결로 평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이 가장 객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한다면 미의 전문가들이 미학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이라고 평가하는 미인의 기준을 객관적인 기준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미인의 객관적인 기준이란 다수의 대중이 아름답다고 평가하는 기준과 미의 전문가들이 이상적이라고 평가하는 미인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객관적인 미인의 기준은 항상 동일할까?

대답은 “노”이다. 서양사람들과 동양사람들이 생각하는 객관적인 미의 기준이 다를 수도 있고, 이조시대와 현대의 미의 기준이 다를 수도 있다. 60대와 20대의 미의 기준이 다를 수도 있다.
이렇게 객관적인 미의 기준도 시대와 지역, 인종, 문화, 연령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영원불변하는 미의 기준은 없는 셈이다. 따라서 영원 불변하게 완벽한 미인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현재 완벽한 미인이라고 평가되더라도 언제 어떻게 미의 기준이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완벽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미인이 과연 존재할는지도 모르지만, 설사 완벽하다고 평가되는 미인이 있더라도 그 시대 그 지역에서의 평가일 뿐인 것이다.

객관적으로 완벽하다고 평가되는 미인이더라도 모든 사람들에게 완벽한 미인으로 보여지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객관적인 기준과는 다른 주관적인 미의 기준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인이란 그 지역의 사회와 문화속에서 이루어지는 미인의 개념과 기준에 의해 만들어지는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외면적인 미인이라는 것은 외면적으로 그만큼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인이라는 것은 꼭 외적인 면만으로 평가되지는 않으며 내적인 아름다움도 중요한 미인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외적인 미와 내적인 아름다움을 잘 갖추어 조화를 이루어야만 진정한 미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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