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부작용 비율 0.2%대…이스라엘 "대부분 경미한 증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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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보건부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부작용 발생 비율이 0.3% 미만으로 조사됐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접종자 1000명 당 3명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대부분 부작용은 팔 부위 통증, '전반적으로 불편한 느낌' 등으로 경미한 수준이었다. 대규모 실제 접종을 통해 부작용 발생 비율 등에 관한 연구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실제 접종 통한 첫 조사 결과 #'팔 부위 통증', '불편한 느낌' 90% 이상

2차 접종 뒤에도 부작용 비율 0.26% … "대부분 경미" 

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의 조사 결과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한 276만8200명 중 부작용이 보고된 사람은 6575명이다. 발생 비율은 0.24%다. 또 백신을 두 차례 모두 맞은 137만7827명 중 부작용을 호소한 사람은 3592명으로 전체의 0.26%였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들 부작용에 대해 "대부분 경미하거나 빨리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스라엘 당국에 보고된 부작용의 90% 이상이 팔 부위의 통증이나 '전반적으로 불편한 느낌(feeling generally unwell)'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부작용 발생 여부는 효능만큼이나 관심사였다. 통상 백신 개발엔 10년가량 걸리지만, 코로나19백신은 비상 상황 속에서 약 1년 만에 초고속 개발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번 결과를 놓고 "백신 접종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려온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평안을 줄 수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이 유발하는 부작용 빈도와 성격은 다른 백신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국소 부위의 통증과 오한, 두통 등 경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의 이번 조사에서 파악된 부작용도 이와 유사했다.

부작용의 90% 이상은 '팔 통증'·'불편한 느낌'

1차 접종 뒤 보고된 부작용(6575명) 가운데 약 50%는 팔 부위의 통증이었다. 41%는 '몸이 좋지 않다'는 정도의 느낌이었다. 2차 접종 뒤 나타난 부작용(3592명)의 22%가 팔 부위 통증, 73%가 '몸이 좋지 않은 느낌'으로 나타났다.

신경학적인 부작용은 1차 접종에선 287건, 2차 접종에선 96건이 보고됐다. 또 아나필락시스(항원항체반응으로 일어나는 생체의 과민반응)를 포함한 알레르기 반응은 1차 접종 뒤 165건, 2차 접종 뒤 47건이 나왔다. 이외의 이상 반응은 1차 접종 60건, 2차 접종 19건이었다. 1차 접종 뒤 부작용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사람은 100만명당 17명, 2차 접종의 경우 100만명당 3명이었다고 보건부는 밝혔다.

이스라엘 페타티크바에서 의료인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페타티크바에서 의료인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보건부는 "통상 2차 접종 뒤 부작용으로 몸이 안 좋은 느낌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그런 부작용이 의학적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공중보건 전문가인 오야브 예헤즈켈리 텔아비브대 교수는 "의사들조차 일부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했는데 이제 안심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에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았고, 부작용을 보고하는 의료 시스템이 조직적이어서 매우 의미있는 데이터"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인구(약 860만명) 대비 백신 접종률은 36.57%로 세계 1위다.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3일 기준 1차 접종을 한 사람은 약 322만명이고,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약 185만명이다.

"백신 접종자 감염률 크게 감소"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효능에 대한 희망적인 분석 결과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2일 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백신 2회 접종을 모두 완료한 지 일주일이 지난 60세 이상 인구 약 75만명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531명이라고 밝혔다. 감염률이 0.07%에 그친 것이다. 이중에서 입원할 정도의 증상을 보인 환자는 38명이었고, 사망한 사람은 3명이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10일부터 2차 접종에도 돌입했다. 반면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기 전에는 이 연령대에서 7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중 위중증 환자는 700명, 사망자는 307명이었다고 BBC는 전했다.

이스라엘 페타티크바에서 의료인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페타티크바에서 의료인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텔아비브대와 테크니온공과대 연구진은 이스라엘에서 백신을 제일 먼저 접종한 60세 이상 인구와 가장 많은 인구가 접종을 받은 지역에서 감염 발생과 입원 치료 빈도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현재 봉쇄 조치 중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런 변화는 과거 봉쇄 당시엔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스라엘 의료관리기구 마카비는 두 번째 백신을 맞은 지 일주일이 지난 24만8000명 가운데 66명(0.03%)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확진자 66명 모두 증상이 경미했다. 마카비는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90만명을 대조군으로 감염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대조군에선 동일 기간 중 8250명(0.9%)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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