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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전쟁급' 속도...이스라엘 벌써 인구 13% 맞았다

중앙일보

입력

이스라엘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들어간지 2주 만에 전 인구(약 860만명)의 약 13%가 백신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확보는 물론 접종에서도 '초고속'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9일만에 50만명, 14일만에 100만명 돌파 #갈수록 빠른 속도, 60대 이상 40% 접종 #백신 확보는 물론 접종도 치밀하게 준비

세계 통계 사이트 'Our World in Data'의 2일(현지시간) 집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 횟수는 12.59회분이다. 바레인(3.53회), 영국(1.47회), 아이슬란드(1.43회), 미국(1.28회)을 월등히 앞선다. 이날 기준 미국에선 인구의 약 1.28%(422만명가량), 영국에선 인구의 약 1.47%(94만명가량)가 백신을 맞았다는 의미다.

인구100명당백신접종횟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인구100명당백신접종횟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스라엘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건 지난달 20일이다. 영국보다 12일, 미국보다 6일 늦었다. 하지만 인구 대비 접종률은 월등히 높다.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접종 돌입 9일 만에 50만명이 백신을 맞았는데, 14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이스라엘과 다른 나라들 간의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 횟수 격차도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영국보다 4.8배, 미국보다 8.9배 정도 앞섰는데, 2일 집계에선 영국보다 8.6배, 미국보다 9.8배 정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 백신을 맞는 사이 다른 남성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 백신을 맞는 사이 다른 남성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서방 주요 언론도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백신 접종 속도를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3일 영국 BBC,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스라엘에서 100만 명 이상이 백신을 맞아 접종률이 인구의 10%가 넘는다고 전했다. 데일리메일은 이스라엘에서 60대 이상 고령자 중 백신을 맞은 인구는 40%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율리 에델스타인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이스라엘은 'early bird(얼리 버드)'로 백신 제약사들과 조기에 협상을 벌이는 등 발 빠른 준비를 한 결과 세계 백신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고 자평했다.

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접종소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접종소에 머물고 있다. 벽면에 그려진 로켓이 달린 주사기가 눈에 띈다.[AP=연합뉴스]

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접종소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접종소에 머물고 있다. 벽면에 그려진 로켓이 달린 주사기가 눈에 띈다.[AP=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29일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이유'를 충분한 백신 물량 확보와 접종소 및 지원 인력 준비, 적극적인 안전성 홍보 등으로 꼽았다.

이스라엘 하다사 메디컬 센터의 알론 모세스 교수는 "전쟁 경험이 있는 이스라엘에서 백신 접종은 '전쟁처럼'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군대에서 700명의 구급 대원을 모집했다. 적(코로나바이러스)이 있고, 적절한 탄약(백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백신)을 잘 전달한다"고 접종 상황을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2회 접종 기준 860만명 인구를 전부 커버하고도 남을 총 1800만회 분의 백신을 구매했다. 이어 전역에 접종소 250곳을 마련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일찌감치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이스라엘은 백신을 2회 모두 맞은 사람에게 이를 증명하는 여권을 발급할 예정이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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