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北원전 의혹에 1800자 총공세 "충격적 이적행위"

중앙일보

입력 2021.01.29 16:34

업데이트 2021.01.29 16:43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삭제한 530개의 파일 목록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정치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29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1800자가 넘는 장문의 입장문을 본인 명의로 내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정권과 결탁한 공무원들이 삭제한 관련 문건은 집권세력이 그토록 숨기려한, 원전 조기폐쇄의 모든 것이 담긴 블랙박스"라고 규정했다.

특히 삭제한 파일목록에 북한 원전 관련 문서가 다수 포함된 것에 대해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한 것은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탈원전 정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며 "상상을 초월하는 이적 행위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내 원전을 불법으로 폐쇄하고,북한에 원전 건설을 지원하는 이중적 행태, 명백한 이적행위"라고 목청을 높였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노조의 동향을 파악한 문건도 삭제됐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현 정부는 사찰 DNA가 없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지만 이번에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공문서 무단파기는 일부 공무원의 일탈행위로 치부하기엔 비상식적"이라며 "윗선 등 관련자를 모두 찾아내 엄벌하라"고 요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2019년 12월 감사원 감사 직전 삭제한 530개 파일 목록 중 '北 원전건설추진 문건' 관련 파일. 보고서 캡쳐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2019년 12월 감사원 감사 직전 삭제한 530개 파일 목록 중 '北 원전건설추진 문건' 관련 파일. 보고서 캡쳐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고위공무원들이 야밤에 몰래 사무실에 들어가서 파기하면 안될 정도로 절박한 사정이 도대체 무엇이었겠는가. 원전은 대통령이 북한과 밀거래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야당 측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정부부처는 국정감사에서 기관에 보낸 문서의 접수대장을 다 공개하도록 돼있는데, 이번에 삭제된 목록들은 앞선 국감에서도 한 번도 확인된 적 없다”며 “단순히 감사를 앞두고 두려워서 급히 삭제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해 당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를 새로 구성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원전 관련 수사가 이첩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검찰 수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김진욱 공수처장이 '사건이 이첩되려면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의)수사체제가 완성돼야 한다’고 했는데, 수사가 상당히 진행된 해당 사건이 (공수처 수사준비가 갖춰지기 전에)이첩되는 게 아닌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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