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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경제부총리가 경리 사고방식···홍남기 잘못 뽑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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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뉴시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뉴시스

금융인 출신 경제 전문가인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경제부총리를 잘못 뽑았다"며 정부의 소극적 재정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 최고위원은 29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대해 "굉장히 혼란스럽고 약간 지겹기도 하다. 거의 같은 논의에서 뱅글뱅글 돈다는 느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소위 말하면 외부 충격으로 일종의 전쟁이 난 것"이라며 "전쟁이 났는데 거기에 대해서 돈이 없느냐, 있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답답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그는 "한국은 경기 조절을 위해서 재정정책을 쓰는 데에 있어서 가장 소극적인 나라"라며 "관료들도 재정정책 특히 지출정책의 경제적 의미에 대해서 제가 보기에는 잘 모르는 나라"라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정부의 무능이냐, 관료가 안 움직이는 것이냐, 진짜 돈이 없냐'라고 소극적 재정지출의 배경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관료의 무능 또는 기본적으로 경제부총리를 잘못 뽑았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재정 지출을 통해서 경기 조절을 하는 그런 거시경제정책에 익숙하지 않다"며 "홍남기씨 같은 사람들은 일종의 말하자면 경리 출신이라고 그럴까, 예산 출신이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일이 터지면 항상 움츠러들고 아니면 사람들이 생각 없이 우리 돈을 뺏어가는 것 아니냐는 경리 출신의 깊은 사고방식이 머리에 배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코로나19 와중에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도리어 상승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작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낸 표에 보면 우리나라 재정건전성 순위가 두 번째다. 도리어 순위가 더 올라갔다. 작년에 GDP(국내총생산)의 4.2%를 썼다고 나온다. 미국은 15%를 쓰고, 심지어 독일도 6.3%를 썼다"며 "그 사람들도 쓸 수 있는데 훨씬 부채비율이 낮은 우리나라가 못쓸 이유가 없다"고 공격적인 재정지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 최고위원은 손실보장제 법제화에 대해서도 "정부가 돈줄을 쥐고서 안 주니까 돈줄을 열기 위한 명분을 갖다 만들어내다가 생긴 개념이라 생각한다"며 "정부가 재정지출을 결정하면 거기에 따라서 주면 되는 거지, 그것을 국가가 어떤 의무에 있어서 한다는 식으로 하면 훨씬 더 경직되기 쉽다"고 반대했다.

공매도 재개 논란에 대해서는 '재개'에 힘을 보탰다. 그는 "공매도라는 제도는 자본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필수적 기능"이라며 "다른 나라도 일시적으로 정지했지만, 다시 하고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경제 충격이 작았고 시간도 훨씬 지났는데 재개하는 것을 가지고, 특히 어떻게 보면 테크니컬한 문제에 정치가 끼어들었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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