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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이해진 손잡다, 이커머스 ‘신동맹의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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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이 28일 이해진 네이버 GIO를 만나기 위해 네이버 본사로 들어오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가 직접 나와 정 부회장을 안내하고 있다. 추인영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이 28일 이해진 네이버 GIO를 만나기 위해 네이버 본사로 들어오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가 직접 나와 정 부회장을 안내하고 있다. 추인영 기자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이 손을 잡는다. 두 회사가 온라인 쇼핑 시장을 놓고 경쟁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과의 동침’이라고 할 수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8일 경기도 성남의 네이버 본사에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나 구체적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 등이 함께했다.

신세계·네이버, 온라인 협업 나서 #정 부회장, 네이버 본사 직접 찾아 #주식교환, 전략적 제휴 등 협력 논의 #온라인쇼핑 합종연횡에 지각 변동

재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비슷한 방식의 주식교환이든, 전략적 제휴든 신세계와 굳건한 관계를 맺고 온라인 쇼핑 시장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물류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 주식교환을 통해 손을 잡았다.

이해진

이해진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2019년 135조원 선으로 추정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0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온라인 쇼핑 시장의 1위 업체다. 네이버는 ‘C2C’(소비자 대 소비자 거래)형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를 확대해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스마트스토어 입점 셀러(상인) 수는 38만 명을 넘어섰다. 간편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도 강력한 무기다. 다만 네이버는 롯데나 신세계처럼 제품을 직접 조달하는 능력은 떨어진다. 2019년 기준으로 신세계그룹의 거래액은 4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네이버의 두 배다.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 거래액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 거래액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네이버는 최근 편의점 업계 1위인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플랫폼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제휴를 맺었다. 쿠팡은 올해 안에 기업공개(IPO)와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상장이 성사되면 쿠팡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전망이다.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 계열의 11번가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손잡았다는 점도 네이버에겐 부담이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에 그룹의 역량을 쏟고 있지만 아직 네이버나 쿠팡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4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와 신세계의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묶으면 한결 강력해진다.

네이버와 신세계그룹 연합이 유통 시장의 전면에 부상하면 롯데그룹도 다른 기업과 손을 잡아야 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 롯데에선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섰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성남=이수기·추인영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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