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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트럼프 4년간 허위 주장 3만건…절반은 마지막 해 집중"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3만여건이 넘는 허위 또는 과장 발언을 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그 중 절반가량은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마지막 해에 집중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4년간 그의 주장을 펙트체크해 데이터베이스화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팩트체커 팀은 지난 4년간 2만5000개가 넘는 트럼프의 트윗을 분석하고 대중 연설 등을 통해 그가 했던 500만 단어를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기간 동안 3만여건의 허위 주장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 팩트체커팀이 분석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기간 동안 3만여건의 허위 주장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 팩트체커팀이 분석했다. [AP=연합뉴스]

WP는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허위·과장 발언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첫해에 하루 평균 6건, 2년 차 16건, 3년 차 22건, 마지막 해에는 39건의 '문제 주장'을 했다. 1만 건을 넘어서는 데 27개월(2년 3개월)이 걸렸는데, 2만 건이 되는 데는 14개월(1년 2개월)이 걸렸다. 그 후 5개월도 되지 않아 다시 3만건을 넘어섰다.

트럼프의 이런 주장은 정치 이벤트와 맞물려 다양한 주제로 등장했다. 지난 2018년 중간선거 직전에는 이민 관련 내용이 급증했다.

온두라스 이민자 소녀가 탄 버스가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국경에서 검문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온두라스 이민자 소녀가 탄 버스가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국경에서 검문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2018년 10월 중미 국가 출신의 미국행 행렬을 일컫는 '캐러밴'에 알 수 없는 중동 사람들과 범죄자가 있다며 "볼 때마다 (이민법 관련 법 개정을 막은) 민주당을 생각하라"고 했다. 분명한 근거는 대지 않았다. 취재진이 근거를 묻자 "캐러밴에 가서 보면 갱 조직인 MS-13과 중동 사람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에서 종합 감세 정책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에서 종합 감세 정책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무역·외교·경제 등에서는 근거 없이 자신의 업적을 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WP는 "트럼프는 자신의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나도 같은 주장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특징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트럼프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통과시켰다는 발언을 300번 가까이했다. 그는 "내가 하는 감세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감세보다 더 클 것"이라고 장담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액수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트럼프의 감세 규모는 지난 100년간을 따졌을 때 8번째 규모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과 관련된 문제 발언은 2500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것이 "코로나 대유행은 대선이 끝나면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했던 것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미국의 누적 코로나 19 확진자는 2500만명을 돌파해 세계 1위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콘티넨털 장례식장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한 남성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콘티넨털 장례식장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한 남성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AFP=연합뉴스]

마이클 베스클로스 미 대통령 역사가는 "트럼프가 대통령의 신분으로 끊임없이 거짓말을 한 결과, 사실에 회의적인 태도를 갖는 미국인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고 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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