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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신은 나경원, 빨간 넥타이 오세훈···박영선엔 동시 비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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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왼쪽)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 신청자 면접을 마친 뒤 각각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나경원(왼쪽)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 신청자 면접을 마친 뒤 각각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4·7 재·보궐선거에 나설 국민의힘 후보자를 뽑는 면접 절차가 24일 시작됐다. 이날 서울시장 공천 신청자 14명이 면접을 봤고, 25일에는 9명의 부산시장 공천 신청자가 시험을 본다.

서울시장 예비후보자는 많지만 이날 관심은 이른바 ‘빅2’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집중됐다.

오후 3시쯤 먼저 면접을 마친 나 전 의원은 “정치 경력이 상당하지만 직장이나 학교 면접 보는 기분이었다”며 기자들 앞에서 섰다. 머리를 질끈 묶고 운동화를 신은 그는 “서울시장은 운동화를 신고 뛰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초지일관 운동화를 신고 면접을 봤다”며 “(면접 때 ‘필승 전략’ 질문이 나왔는데) 죽을 각오로 해야하는 것 아니겠느냐. 죽을 각오로 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서울시장, 운동화 신고 뛰는 자리”

야권 단일화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은 “오늘(24일) 좀 아쉬운 것은 이 자리에 안철수 후보도 같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며 “우리 당의 경선 열차가 출발했지만 어떤 정거장이든 안 후보가 함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오후 4시쯤 면접을 끝낸 오 전 시장은 “차별화 전략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며 “(서울시장 경험이 있는) 저는 취임 후 1년 내 얼마나 빠르게, 실효성 있게, 최대한 정책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무엇이냐에 초점을 맞춰 답변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깔끔한 정장 차림에 빨간색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맸다.

오세훈, “취임 후 최대한 빨리 정책 가능하게”

그는 출마 선언 전에 ‘안철수 대표가 입당하면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제안했던 것과 관련해 면접 때 질문이 나온 걸 거론하며 “야권 분열 상태에서 선거 치르는 것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충정 어린 제안이었다는 의미가 재해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에게 추가로 할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상대 후보에 대해 많이 언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이 앞서가고 있는 데 대해선 “나 후보가 출마 직후 언론 노출 빈도가 가장 높았다. 저는 칩거하고 있고 재출마하기 전에 조사한 결과가 며칠 전에 나왔다”며 “정확한 평가는 아니다. 어쨌든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의 양자 대결로 펼쳐지는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을 염두에 둔 견제구도 빼먹지 않았다.

박영선의 “문재인 보유국” 발언엔 십자포화

나 전 의원은 박 전 장관이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페이스북 글에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고 쓴 걸 거론하며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권 장관으로서, 이 정권의 실정을 책임져야 하는 서울시장 후보로서 이런 말을 보고 놀랍고 개탄스러웠다”는 것이다.

오 전 시장도 박 전 장관의 글에 대해 “아무리 당내 경선이 급해도 그 말은 도가 지나쳤다”며 “그런 마음가짐으로 선거에 임한다는 게 참으로 놀랍다”고 했다. 그는 앞서 페이스북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나온 분이 오직 ‘문비어천가’를 외치는 것에 서글픈 마음마저 든다”고 썼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진석)는 면접 시험과 검증 작업을 토대로 26일 예비경선 진출자를 가려내고, 2월 5일 본경선 진출자 발표를 거쳐 3월 4일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허진·성지원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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