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최초의 흡연 피해 소송 열려

중앙일보

입력

영국 담배회사 임페리얼 타바코 그룹을 상대로 하는 영국 최초의 흡연피해 손해배상소송이 7일 시작돼 재판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0만파운드(약 10억원)의 배상을 청구한 이번 소송이 성공하면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영국에서도 유사한 흡연피해 소송이 줄지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민사법원에서 님모 스미스 판사의 주재로 이날 첫 심리가 시작된 소송은 판결까지 약 20주가 소요될 예정이다.

이번 소송은 10년 전에 폐암으로 사망한 알프레드 맥티어의 부인이 남편을 대신해 제기한 것으로 특이하게 고인이 생전에 변호사와 함께 작성한 진술서를 낭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맥티어는 영국에서 담뱃갑에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문이 실리기 7년 전인 1964년 20세의 나이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으며 1993년 49세의 나이에 폐암으로 사망했다.

맥티어는 진술서에서 처음에는 하루에 반갑(10개비) 정도의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으나 폐암 진단이 나오기 직전에는 3갑(60개비)으로 늘어났다면서 담배의 위험성을 미리 알았다면 그렇게 과도한 흡연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이유와 관련, "막연히 광고를 보고 담배를 피우면 멋있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그 때는 친구들이 대부분 담배를 피웠고 나도 그렇게 했다"고 진술했다.

맥티어는 폐암 진단을 받은 1992년 담배를 끊고 자신이 즐겨 피우던 담배의 제조사인 임페리얼 타바코를 상대로 소송절차를 밟기 시작했으나 이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맥티어는 진술서에서 "폐암 진단을 받고 나서도 담배를 피우려는 강한 충동을 느낄 정도로 담배가 강한 중독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맥티어측은 이번 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은 청구하지 않았으며 사망에 따른 단순 손해배상만을 청구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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