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처방 16% 안전규정 무시

중앙일보

입력

함께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약물이 섞여 사용되는 등 상당수 약이 안전규정을 무시하고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약국의 조제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아 잘못 처방된 약으로 인한 사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의사와 약사의 기능을 분리함으로서 문제가 있는 처방을 줄이겠다는 의약분업의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숙명여대 의약정보연구소 신현택 교수에게 의뢰해 지난해 9월 1~15일까지 서울.경기.강원 지역에서 처방.조제된 외래 환자 처방전 7백80만건을 분석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16.8%인 1백32만건이 미국 정부가 정한 안전기준을 위반했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캐나다.호주.홍콩 등이 사용하고 있는 국제기준이다.

가령 6세 이하 어린이가 아이소트레티논(비타민제)과 디아제팜(신경안정제)을 같이 먹으면 불안과 우울 증세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데도 이 기준이 지켜지지 않았다.

39세 여성에게 처방한 케토코나졸(항진균제)과 터페나딘(항히스타민제)은 같이 쓰면 심장 부정맥으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처럼 동시 복용을 금하는 약물이 들어간 처방전이 5천4백여건에 달했다. 원칙적으로 동시 처방을 금하되 필요한 경우 신중을 기해야 하는 약이 처방된 경우는 24만8천여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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