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발작 때 기침하면 도움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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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발작 때 큰 기침을 계속하는 것이 살아남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또 하나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폴란드 실레시안 의과대학의 타데우스 페텔렌즈 박사는 2일 빈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심장발작 때 큰 기침을 계속하면 뇌에 혈액이 공급돼 의식을 잃지 않을 수 있으며 심장의 리듬도 어느 정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페텔렌즈 박사는 심장발작이 발생하면 환자가 급속히 의식을 잃기 때문에 도움을 청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기침에 의한 자가심폐소생술(self-CPR)을 시행하면 구급차나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의식을 유지할 수 있어 생존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장 리듬에 갑자기 이상이 나타나는 심실세동(心室細動)이 원인인 심장발작은 4분의 3이 환자가 집에 있을 때 발생하며 환자가 혼자일 경우도 적지 않다. 심장발작으로 혈액순환이 중지되면 환자는 곧 의식을 잃고 몇 분 안에 뇌가 손상되기 시작한다. 환자는 보통 15분 안에 사망한다.

환자는 즉시 심실세동을 제거하기 위해 심장에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며 인공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심실세동제거기를 가진 구급차가 올 때 까지 약 10분 정도 심장과 뇌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지만 환자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심폐소생술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페텔렌즈 박사는 과거 심장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해 의식을 잃거나 잃을뻔 한 사람 115명에게 심장발작 예고 증상(갑작스러운 현기증, 무력감, 호흡장애, 발한, 시야 흐려짐)을 알려주고 이럴 때 이용할 수 있는 큰 기침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이들은 그 후 모두 365차례 심장발작 예고 증상을 겪었고 이 때 기침에 의한 자가심폐소생술을 썼다. 그 결과 292건의 경우 증상이 사라졌고 응급조치가 필요했던 경우는 73건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벨기에 앤트워프 대학병원의 보사에르트 교수는 기침이 도움은 되겠지만 심장발작이 일어나 의식을 잃기까지는 30초 정도의 여유 밖에 없기 때문에 그 사이에 예고증상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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