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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신 로봇이 묻다 “혹시 발열 증상 있나요?”

중앙일보

입력

미스티 로봇이 안내와 발열체크를 하는 모습 [사진 미스티 로봇]

미스티 로봇이 안내와 발열체크를 하는 모습 [사진 미스티 로봇]

올해 소비자가전쇼 2021(CES 2021)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생활 도우미’ 역할을 하는 로봇이 눈길을 끌었다. 사무실과 공장은 물론 집안에서도 거리두기가 보편화하면서 새로운 기능과 역할을 맡은 로봇이 늘고 있다. 로봇업체로선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린 셈이다.

CES 2021서 열일 하는 로봇 ‘인기몰이’ #건물에서 안내원, 집안선 원격상담 척척 #쓰다듬으면 꼬리 흔드는 ‘반려 로봇’도

컨시어지 로봇부터 반려 로봇까지  

1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세계 로봇 시장은 지난해 446억 달러(약 49조원)에서 2025년까지 730억 달러(약 8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비대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로봇이 주방 서빙이나 사무실·호텔 안내, 청소나 방역도 담당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미국의 로봇업체인 미스티 로보틱스는 이번 CES에서 ‘컨시어지(안내원) 로봇’을 선보였다. 사람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로봇이 “안녕하세요. 표시된 곳에 서 주세요. 혹시 발열 등의 증상이 있습니까”라고 물은 뒤 체온을 측정한다. 한 사람을 안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0초쯤 된다. 사람 간 접촉은 없다. 팀 엔월 미스티 로보틱스 대표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로봇을 위협적인 존재가 아닌 친구로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돌봄 로봇 '큐티' [AFP=연합뉴스]

돌봄 로봇 '큐티' [AFP=연합뉴스]

미국과 프랑스에 기반을 둔 케어 클레버는 돌봄 로봇 ‘큐티(Cutii)’를 내놨다. 인공지능(AI)과 음성인식 기능을 갖추고 있어 집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사용자가 호출하면 바로 근처로 이동한다. 로봇 윗부분에 달린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사용자가 가족이나 친구와 영상ㆍ음성ㆍ메시지 등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원격 진료도 가능하다.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비대면으로 의료진과 상담하고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긴급 연락처로 즉시 전화를 건다.

꼬리 흔들고 감정 표현하는 ‘반려 로봇’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지면서 ‘심리 방역’을 위한 반려 로봇도 관심을 끈다. 일본의 유카이엔지니어링은 부드러운 꼬리가 달린 반려 로봇 ‘쁘띠 쿠보(Petit Qoobo)’로 주목 받았다. 지난해 CES에서 프로토타입(시제품)으로 공개했던 제품을 올해 최종 확정해 다시 선보인 것이다.

기존 쿠보보다 크기를 작게 했으며 손으로 쓰다듬으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주변 소리에도 반응한다. 쿠보가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거나 쓰다듬는 감촉을 느끼면 미세하게 다른 움직임으로 동물 꼬리와 유사하게 움직인다. 꼬리가 움직이는 형태가 무려 80개다. 로봇을 껴안았을 때 사람이 듣고 느낄 수 있는 희미한 심장 박동 소리도 추가했다.

쁘띠 쿠보 [사진 유카이 엔지니어링]

쁘띠 쿠보 [사진 유카이 엔지니어링]

일본의 로봇 전문기업 뱅가드 인더스트리즈도 털이 복슬복슬한 반려 로봇 ‘모프린’(Moflin)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양육’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각각의 로봇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유한 성격으로 발전하고 움직임과 특유의 소리를 통해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로봇청소기 ‘제트봇 AI(JetBot AI)’신제품을 선보인다고 11일 전했다. 제트봇 AI는 세계 최초로 인텔의 AI 솔루션(Intel® Movidius™)를 탑재한 로봇청소기로 자율 주행 능력이 대폭 개선됐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로봇청소기 ‘제트봇 AI(JetBot AI)’신제품을 선보인다고 11일 전했다. 제트봇 AI는 세계 최초로 인텔의 AI 솔루션(Intel® Movidius™)를 탑재한 로봇청소기로 자율 주행 능력이 대폭 개선됐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LG, 사람과 로봇의 공존 미래 제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인텔의 AI 솔루션이 탑재된 로봇청소기 ‘제트봇 AI’를 공개했다. 탑재된 3차원(3D) 센서는 기존의 2차원 센서로는 감지하지 못했던 낮은 높이의 물체, 복잡한 구조물을 인식하고 1m 안에 있는 장애물도 피할 수 있다. 라이다 센서를 통해 수건이나 양말을 비롯해 컵, 전선, 반려동물의 배설물 등도 스스로 인식해 피해간다.

삼성은 연구 단계인 로봇도 여럿 공개됐다. 물컵과 숟가락을 대신 놔줄 수 있는 미래형 가정용 로봇 ‘삼성봇 핸디’, 쇼핑몰·레스토랑 등에서 주문과 결제는 물론 음식 서빙을 지원하는 ‘삼성봇 서빙’ 등이다.

LG 클로이 살균봇 컨셉 이미지. [사진 LG전자]

LG 클로이 살균봇 컨셉 이미지. [사진 LG전자]

LG전자는 ‘클로이 살균봇’을 들고 나왔다. 호텔과 병원 등에서 사람 대신 방역 작업을 하는 로봇이다. 자율주행과 자외선 살균 기능을 갖췄다. 실제로 클로이 살균봇은 올 상반기 중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북미 지역 등에 공급될 계획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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