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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이하 가구가 63%로 대세…양주·설 선물도 '소포장' 바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인 이하 가구가 늘면서 설 선물 포장도 바뀌고 있다. 백화점은 물론 대형마트 등의 설 선물은 '소포장'이 대세고 주류업계는 선물용으로 200㎖나 350㎖짜리 양주나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밀키트 같은 식재료와 과일 등을 넘어 설 선물과 위스키처럼 전통적으로 ‘가족’과 ‘다수’를 겨냥한 제품에까지 소포장 바람이 불고 있다.

배민·쿠팡도 1·2인 가구 잡기 총력전

최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39.2%를 차지한다. 2인 가구까지 포함하면, 전체 가구 중 2인 가구 이하가 62.6%에 달한다. 1ㆍ2인 가구 증가 현상은 배달시장에도 뚜렷이 나타난다. 쿠팡과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이커머스와 배달 중개 플랫폼들도 1, 2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과 메뉴 개발에 고심하는 이유다.

롯데마트는 12일 한우 등심과 채끝을 200g씩 각 6개로 구성한 '한우 한끼 스테이크 세트’를 설 선물용으로 내놨다. 200g짜리 등심 2개와 함께 안심, 채끝, 치마, 부챗살 등의 부위를 200g씩 담았다. 2인 이하 가구의 소규모 식사 한끼가 200g 이하인 점에 착안했다. 또 롯데마트는 견과류 선물 세트 가운데 소포장 상품의 물량을 지난해 추석 때보다 20% 늘렸다.

이마트는 최근 1ㆍ2인 가구를 겨냥 소용량의 주류 라인업을 강화했다. 덕분에 375㎖ 용량의 '하프 와인' 등 일반적인 와인 용량(750㎖)보다 작은 소용량 와인을 꾸준히 늘려 현재 총 70여종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이마트 소용량 와인 매출은 전체 와인 중 30%가량을 차지했다. 명용진 이마트 와인 바이어는 “코로나 이후 홈술 트렌드가 자리 잡았고 소용량 와인에 대한 고객 수요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도 소용량 와인 매출은 20~30%가량 추가 신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위스키 임페리얼로 유명한 드링크인터내셔널 ‘패스포트’ 200㎖를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 편의점에서 판매한다. 패스포트는 지난 1994년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200㎖ 한 병의 소비자가는 8900원대다. 패스포트 측은 “혼술, 홈술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가정용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위스키가 가정에서도 소비되는 편안한 주류라는 이미지를 심어 3~5년 이내에 위스키 시장 자체가 되살아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1ㆍ2인 가구 제품은 매출에도 순기능을 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다양한 세계 치즈를 한 번에 즐기는 ‘치즈 플레터’ 형태로 출시한 ‘구르매 치즈 세트’나 ‘호주 크리미 브리ㆍ카망베르(125g)’세트는 이미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89% 늘었다. 김보미 홈플러스 신선가공팀 바이어는 “1ㆍ2인 가구가 늘면서 홈술 트렌드와 프리미엄 안주 수요를 반영해 제품 라인업을 꾸리는 건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앞으로도 관련 제품군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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