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료만 2억···'순직 인정' 의경 10년째 냉동고 갇힌 사연

중앙일보

입력 2021.01.10 19:29

업데이트 2021.01.11 12:09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의경의 시신이 11년째 병원에 안치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말 해당 의경을 순직 처리 후 국립현충원에 안장키로 했지만, 4개월이 지나도록 상황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9월 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열고 2010년 5월 당시 20세의 나이로 사망한 의경 A씨의 순직을 결정했다. A씨는 인천 남동경찰서에서 근무 중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A씨 유족 측은 "가혹 행위가 있었다"며 경찰의 진상 재조사와 손해배상 등을 청구했고, 사건이 규명될 때까지 장례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A씨의 시신은 인천 길병원에 안치됐다.

그러나 사건 규명은 되지 않은 채 1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유족 측은 지난해 초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원회)에 A씨 사망과 관련한 재조사를 요청했다. 조사에 나선 진상규명위원회는 당시 A씨 동료 의경으로부터 A씨가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진상규명위원회가 지난해 8월 그를 순직으로 재심사하라고 경찰에 요청하면서, 경찰은 A씨를 순직 처리하고 현충원에 안장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는 듯 했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나도록 상황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유족 측과 대면으로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유족 측이 사정이 있어서 조금 기다려달라고 해서 아직 (절차 진행에 대해) 얘기는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절차가 지연되면서 A씨의 시신은 벌써 11년째 방치돼 있다. 하루 6만원인 A씨의 시신 안치료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2억4000만원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유족이 나서지 않으면 A씨의 시신을 현충원에 안장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한다.

현충원 측은 "무연고자가 아닌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유족이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 안장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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