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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서 뒤엉켜 어깨동무…브라질 대통령 광란의 물놀이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심각성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새해 첫날부터 해변에서 피서객들과 뒤엉켜 물놀이를 즐기면서 또 한번 도마에 올랐다.

브라질, 4일 기준 확진자 775만명 '세계 3위' #대통령의 안일한 대응 연일 도마에

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휴가 중이던 지난 1일 상파울루주 프라이아 그란지 해변에서 피서객들과 뒤엉켜 물놀이를 즐겼다. 공개된 영상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피서객들과 뒤엉켜 물속에서 사진을 찍고 어깨동무를 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팬데믹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하루 뒤에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연말연시에 해변을 봉쇄한 지방 정부들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는 "대통령의 행동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보우소나루 정부의 현실 부정이 코로나19 사망자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런 언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3월 TV 인터뷰에서 코로나19를 ‘사소한 독감(little flu)’이라고 표현한 뒤 언론이 공포를 선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거부하다 7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나선 기자회견 중에 기자들에게서 몇 발 물러선 뒤 마스크를 벗으며 몸 상태가 좋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7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 됐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페이스북,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7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 됐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페이스북, AFP=연합뉴스]

상파울루에서 병실 부족이 시작되던 지난 11월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지지자들과 포옹하며 사진을 찍는가 하면,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말라리아약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의료계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5일 현재 브라질은 누적 확진자 수가 775만3752명(존스홉킨스 집계 기준)으로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있다. 사망자는 19만6561명으로 치명률은 2.5%를 넘어섰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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