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들 번들 얼굴기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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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의 번들거리는 기름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무더위로 땀과 함께 피지가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성피부다. 대부분 유전적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체질이다.

문제는 지성피부가 보기에도 흉하지만 심한 경우 여드름 때문에 고생하기도 한다. 지성피부인 사람들이 여름철에 주의해야할 사항들을 살펴본다.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얼굴의 기름은 스트레스가 천적이다. 시험 전후 또는 과로 후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잘 생기는 이유도 스트레스에 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부신에서 코티솔이란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며 이것이 얼굴의 피지를 자극해 기름을 번들거리게 한다. 심하면 비듬 등 두피에 지루성 피부염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유난히 기름이 많이 흐른다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휴식과 운동을 통해 전반적인 신체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남성호르몬이 피지 분비를 자극하므로 성생활이 지성피부에 나쁘다고 알려져 있지만 낭설이다.

적절한 성생활은 오히려 피부건강에 좋다. 의외로 음식은 피지 분비에 관여하지 않는다. 돼지고기나 초콜릿.우유.아이스크림.미역 등이 피지분비를 자극한다는 것도 낭설이다. 지성피부의 소유자는 음식을 가릴 이유가 없다.

◇화장과 세안에 신경써야

화장품은 기름이 없는 오일프리 제품을 써야 하며 하루 서너차례 이상 비누로 세안해주면 좋다.

이마와 코 주위의 이른바 T존 부위는 피지 분비가 많으므로 자주 세안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피부를 자극할 정도로 심하게 세안해 기름기를 완전히 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화장품으론 스킨이나 알코올이 함유된 아스트린젠트. 토닉 등이 좋다. 친수성이 강해 여드름을 거의 유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젤 타입의 제품들도 기름기가 없고 물에 잘 씻기므로 여드름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러나 로션의 경우 대개 10% 정도의 유분이 함유돼 있어 여드름을 생기게 할 수 있다.콜드크림이나 영양크림은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하지만 눈꺼풀이나 눈 주위에는 피지선이 거의 없으므로 지성 피부라도 유분이 많은 아이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눈가 잔주름을 방지하는 지름길이다. 햇볕 자외선도 지성피부에 해롭다. 기름이 적어 번들거림이 없는 젤 타입의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도록 한다.

◇여드름은 치료를

지성피부의 종착역은 여드름이다. 초기엔 레티노익산.벤조일 페록사이드 등을 바른다. 그러나 심한 경우 아이소트레티노인 등 먹는 약이 효과적이다.

4~6개월 동안 복용하면 피지분비가 현저히 줄어든다. 그러나 기형아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임신 중엔 금기이며,입술이 마르고 피부가 거칠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스케일링도 효과적이다. 에스앤유피부과 조미경 원장은 "피부 각질층을 얇게 벗겨내는 스케일링을 1~2주 간격으로 4~8회 정도 받으면 지성피부로 인한 여드름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세한 크리스털 입자를 분사해 각질을 벗겨내는 크리스털 필링도 있다. 드림피부과 이호균 원장은 "모공이 넓거나 여드름 흉터가 심한 경우 무더운 여름철에도 부작용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며 "필링 직후 화장하는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1~2주 간격으로 5~10회 받는다.

최근 도입된 클리어라이트 광선치료도 알아두면 좋다. 짜지 않고 빛으로 여드름 유발 세균을 태워 죽이는 치료다. 4백5~4백20nm 파장의 푸른색을 띤 가시광선을 쪼여준다. 시술 시간은 10분 남짓. 아프지 않고 치료 후 흔적이 남지 않는다. 일주일에 두 차례 5~8회 정도 시행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한달 치료 후 평균 70%에서 만족할 만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지함피부과 이대본원 이한승 원장은 "간편하면서도 빨리, 아프지 않게 치료할 수 있어 얼굴은 물론 가슴.등과 같이 치료가 어려운 부위의 여드름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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