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성장률 전망 최고 3.4%, 최악 -8.3%…일자리에 달렸다

중앙일보

입력 2021.01.01 00:04

업데이트 2021.01.01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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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2021 경제 전망 - 성장률 

올해도 한국 경제의 앞길은 순탄치 않다. 기획재정부(3.2%)·한국은행(3.0%)·국제통화기금(IMF·2.9%)·경제협력개발기구(OECD·2.8%)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이 예측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 내외다. 단순한 수치로만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을 회복할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경제가 23년 만에 역성장한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예년만 못한 수준이다.

작년 줄어든 일자리 100만개 육박
고용 회복 더딘 게 가장 큰 문제
소득 감소→소비 위축 연쇄 충격
백신 늦어지면 2년연속 역성장

코로나19 백신 도입 시나리오별 한국 경제성장률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19 백신 도입 시나리오별 한국 경제성장률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경제 성장률 전망을 더 낮춰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일평균 확진자가 1200명으로 증가한 상태에서 백신 보급이 내년 1·2분기 시작해 2022년 4분기에 코로나19가 종식하면 내년 경제성장률은 0%를 기록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백신 접종이 내년 하반기로 미뤄지고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커져 일평균 확진자가 1500명 혹은 2500명으로 늘면 경제성장률도 각각 -2.7%, -8.3%로 역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을 제때 들여와 코로나19 확산세를 진정시킨다고 해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고용회복 속도가 더딘 것이 배경이다. KDI 보고서(‘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 양상과 정책 시사점’)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지난해 4월과 9월에 각각 108만 개와 83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사라진 일자리의 대부분은 지역 서비스 업종이었다. 제조업 분야 일자리도 16만 개(지난해 9월 기준) 줄었다.

산업연구원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산업연구원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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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일자리는 근로자의 숙련도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한 번 사라지면 다시 만들기 힘들다. 제조업 일자리가 줄면 연관된 다른 산업 일자리도 동시에 감소한다. KDI는 “향후 10년간 서비스업 일자리 16만 개가 관련 제조업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 충격은 올해 기업들의 채용계획에도 나타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3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신규채용을 ‘줄일 것’(28.3%)이란 응답이 ‘늘릴 것’(12.0%)이란 응답보다 배 이상 많았다. 제조업체의 절반 이상(59.7%)은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했던 지난해와 비교해 신규채용 규모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2021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21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런 상황이 지속한다면 일자리 감소→소득 감소→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연쇄 충격이 올 가능성도 있다. 가계 소득(가처분 소득) 가운데 실제로 얼마나 소비했는지 나타내는 ‘평균 소비성향’은 지난해 3분기에 69.1%에 그쳤다.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를 시행한 이후 3분기 기준으로 평균 소비성향이 70%를 밑돈 것은 처음이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가계 소비 여력을 훼손하고 장기적으로 내수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문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투자와 수출 전망은 상대적으로 괜찮다. 반도체 업황 개선의 영향으로 설비투자 여건은 좋아질 전망이다. 정부의 공공 인프라와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 힘입어 건설투자 전망도 양호한 편이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자동차 등의 수요 회복으로 수출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면 해외 주요국에서 지난해와 같은 전면적인 봉쇄 조치는 없을 것이란 점도 수출에 긍정적이다.

다만 통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고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다시 미국과 중국이 무역 마찰을 빚을 수 있다. 이때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의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원화 강세, 달러 약세도 한국 제품의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총수출은 3.4%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중소·중견기업은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노동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원화가치 상승으로)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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