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비밀은 성 호르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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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남성 과학자들의 위대한 발견이나 연구 업적은 대부분 성적 호르몬이 왕성한 30대 중반 이전에 이성을 매료시키기 위한 동기에서 이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영국 캔터베리대학 가나자와 사토시 교수는 최근 '저널 오브 리서치 인 퍼스낼리티'에 발표한 논문에서 위대한 과학자 280명의 일대기를 조사한 결과 남성 과학자의 65%가 자신의 최고 연구업적을 30대 중반전에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42년 아인슈타인이 "30세 이전에 과학에 위대한 공헌을 하지 못하면 평생가도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를 입증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자신도 지난 1905년 26세의 나이에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다.

또 이들의 이른바 '생산성 곡선'은 남성 범죄자들의 경우와도 거의 일치했는데, 이들의 범죄활동 역시 청소년기 후반과 성인기 초반에 정점에 달했다.

가나자와 교수는 천재들이 자신의 성과를 통해 여성들을 매료시키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학적 생산성은 나이와 함께 쇠퇴한다. 이들중 3분의 2는 자신의 가장 위대한 업적을 30대 중반전에 남겼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작 뉴턴은 나이 22∼23세를 '발명에 있어 최고의 시기'라고 표현했고 26세에 케임브리지 대학 수학 교수가 됐다. 제임스 왓슨은 25세였던 지난 53년 프랜시스 크릭과 함께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했다.

가나자와 교수에 따르면 결혼은 과학 또는 범죄 분야에 있어 남성의 추진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과학자중 약 4분의 1이 결혼후 5년내에 마지막 논문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그는 "미혼인 과학자들은 인생의 후반부에도 위대한 과학적 업적을 남기지만 결혼 이후에는 비교적 빨리 체념해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남성 범죄인들도 결혼후에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가나자와 교수는 젊고 독신인 남성은 남성 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이 왕성한 시기에 위험을 감수하면서 독창성이 왕성해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남성이 일단 정착하고 나면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면서 독창성이나 생산성도 함께 감퇴하고 일보다는 가족이나 자식들을 우선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대상중에는 여성 과학자의 수가 적어 확실한 결론을 얻어내기 어려웠지만, 마리 퀴리가 결혼 8년째인 36세에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남성의 경우와는 상반되는 개별 사례가 발견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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