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곳서 부자나라로 이민 땐 뚱보 될 가능성 커

중앙일보

입력

이민의 나라 미국에서는 가난한 나라에서 이민온 사람들이 몇년 지나지 않아 뚱보가 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7일 이러한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의학 이론을 소개했다.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은 체질적으로 적게 먹도록 설계되어 태어나는데 '부자 나라'에서 섭취하는 식사량은 그런 수준을 넘기 때문에 쉽게 비만으로 치닫는다는 것이다.

포스트는 "아이가 태어난 후 어떤 체질을 갖고, 어떤 질병을 앓게 될지는 뱃속에 있을 때 엄마가 무엇을 먹고, 어떤 스트레스를 받는지 등에 의해 대부분 결정된다"는 의학 이론이 새롭게 광범한 지지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다른 나라의 역사적인 사례도 전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독일군은 네덜란드의 대도시에 식량이 공급되는 걸 차단했다. 시민들은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 와중에서도 아이들은 태어났다.

그로부터 20년 후 의사들은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을 발견했다. 당시 부모가 굶주림을 경험한 네덜란드의 도시에서 태어난 아이들 상당수가 비만이 돼있더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결론은 당시 태어난 아이들은 부모가 굶주리는 환경을 본능적으로 감안해 음식을 조금 먹고도 버틸 수 있는 체질로 태어났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고 식량 사정이 정상이 되자, 조금 먹어도 되도록 태어난 아이들은 '정량'(定量)보다 과식을 하게 되고 그것이 비만의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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