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T, 임신 지연시켜

중앙일보

입력

30여년 전 DDT에 노출되었던 여성에게서 태어난 2세대의 임신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DDT는 30여년 전 널리 사용되었던 유명한 살충제로 심각한 부작용 때문에 지금은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미국 여성-아동보건연구소의 바브라 콘 박사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DDT가 한창 유행하던 1960-63년 사이에 DDT에 노출되었던 여성들이 출산한 딸들의 임신율이 크게 떨어지는 경향을 발견하고 조사 결과 사실임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콘 박사는 30여년 전 출산 며칠 후 채취해 보관해 두었던 어머니들의 혈액 샘플에서 DDT농도를 측정, 지금은 27-31살이 된 그들의 딸들로부터 측정한 혈중 DDT 수치를 비교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딸들의 임신율을 조사한 결과 혈중 DDT 수치가 클 수록 임신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혈중 DDT가 ℓ당 10㎍ 올라갈수록 임신율이 32%씩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콘 박사는 밝혔다.

콘 박사는 DDT가 조산아, 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진 만큼 DDT가 여성 호르몬 체계에 이처럼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못된다고 덧붙였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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