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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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면서 올해도 예외없이 생선회를 먹고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려 사망하는 환자가 발생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특히 만성 간질환.만성 신부전.당뇨병 등 만성적인 지병으로 면역상태가 떨어진 환자가 비브리오균에 감염된 생선회.굴.낙지.조개류 등 해산물을 날 것으로 먹은 후 발생한다.

즉 건강한 보통 사람은 비브리오균이 감염된 회를 똑같이 먹더라도 배탈.설사 등 장염에 걸릴 뿐 패혈증은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면역상태가 떨어진 환자의 몸에 들어온 비브리오균은 곧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져 패혈증으로 진행된다. 패혈증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률이 40% 이상일 정도로 치명적이다.

그러면 왜 해마다 비브리오 패혈증 사망에 대해 주의를 주는 데도 환자가 발생하는 것일까?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최강원 교수는 "만성병 환자 중에는 정기검진을 하지 않아 자신에게 지병이 있는지 모르고 날 해산물을 먹다가 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들려준다.

특히 비브리오 패혈증은 날회뿐 아니라 간을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교수는 "비브리오균은 바닷물에서 생존하기 때문에 염분 농도가 높아도 오랫동안 살 수 있다"며 "회를 간장.고추장.된장 등에 찍어 먹어도 감염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만성병이나 지병이 있는 환자는 해산물은 반드시 끓인 것만 먹는 게 상책이다. 이 균은 섭씨 70도 이상에서 15분 끓이면 박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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