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징계 효력정지"…대통령의 결정, 법원이 뒤집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0.12.24 22:17

업데이트 2020.12.24 23:46

윤석열 검찰총장이 24일 법원의 징계청구 집행정지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다. 사진은 지난 1일 법원의 직무배제 집행정지 인용 뒤 업무에 복귀하던 윤 총장의 모습.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24일 법원의 징계청구 집행정지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다. 사진은 지난 1일 법원의 직무배제 집행정지 인용 뒤 업무에 복귀하던 윤 총장의 모습. [뉴스1]

"주문, 대통령이 신청인에 대하여 한 정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

징계 청구하고 재가한 秋와 文에 치명타
尹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상식 지키겠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홍순욱 부장판사)가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집행정지를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6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윤 총장의 징계를 재가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을 8일만에 뒤집은 것이다. 윤 총장은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의 윤 총장 징계사유 인정 안한 것" 

홍 부장판사는 "윤 총장 정직처분의 효력을 징계 취소청구 1심의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중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직무배제 집행정지에 이어 법원이 또다시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며 법조계에선 '윤석열의 완승'이란 말이 나왔다.

16일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홍 부장판사는 집행정지 사건으론 이례적으로 두번의 심문기일을 가졌다. 이 사건의 경우 집행정지가 본안에 가깝다며 윤 총장과 법무부 측에 윤 총장의 징계 사유와 그 내용 및 법리, 징계 절차까지 세세히 물었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부장판사는 "법원이 법무부의 윤 총장 징계 사유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은 검찰총장 직무에 바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윤 총장은 크리스마스날인 25일부터 출근할 예정이다. 윤 총장측은 "25일 오후 1시 출근해 대검 차장과 사무국장으로부터 부재중 업무 보고를 받고 이튿날인 26일 오후 2시 출근해 각종 업무 보고를 받은 뒤 업무처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총장의 모습. [연합뉴스]

6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총장의 모습. [연합뉴스]

尹완승, 秋와文 완패  

법조계에선 정직 2개월 집행정지가 인용되며 윤 총장의 징계를 청구하고 이를 재가한 추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의 징계 정당성이 상실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원이 두 번의 집행정지 소송에서 모두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며 여권의 '윤석열 찍어내기'를 무리수라 봤다는 것이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윤석열의 완승, 추미애의 완패"라고 했다. 윤 총장 측 변호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재판부에 법치주의가 무엇인지를 묻는 역사적 사건이므로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총장의 직무복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관평가 만점 홍순욱의 결정 

이날 결정을 내린 홍순욱(49·사법연수원 28기) 부장판사는 서울 장충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2013년 서울변회 법관평가에선 만점을 받았다. 당시 서울 내 만점 법관은 홍 부장판사를 포함해 두 명뿐이었다. 서울변회 장희진 공보이사는 "매년 법관 평가를 하지만 만점 법관은 드물다"고 했다.

홍 부장판사는 2014년 울산지방법원 근무 시절 경상일보에 쓴 칼럼에서 "현대 재판 절차에선 당사자 주장의 옳고 그름은 오로지 제출된 증거에 근거하여 판단된다"며 무죄 추정의 원칙과 적법절차의 원칙을 강조했다. 그의 사법연수원 동기 판사는 "깔끔한 판결을 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동료"라고 했다.

홍 부장판사는 올해로 서울행정법원 근무 3년차로 인사이동 대상이다. 이번 집행정지 사건과 함께 윤 총장의 징계취소 본안 소송도 맡고 있지만 그 결론을 내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측은 "징계 취소 소송에서도 승소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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