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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메니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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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스타일팀장

서정민 스타일팀장

‘할메니얼’은 올해 식품 업계에서 유행한 용어로 할매 입맛과 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신조어다. 소시지·햄·떡볶이 등 자극적인 단짠을 즐기는 경향이 ‘초딩 입맛’, 국밥·해장국 등 시원하고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취향이 ‘아재 입맛’이라면 할매 입맛은 심심하지만 건강한 맛이 특징이다.

흑임자·쑥·단호박·순두부 등 부드러운 질감, 자극적이지 않은 맛, 몸에 좋다고 알려진 할머니의 ‘최애’ 식재료들을 활용한 제품들이 밀레니얼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유행하고 있다.

성수동의 쌀 디저트 카페 ‘소소하게’에서 만든 할메니얼 메뉴. [사진 인스타그램]

성수동의 쌀 디저트 카페 ‘소소하게’에서 만든 할메니얼 메뉴. [사진 인스타그램]

빙그레의 ‘비비빅 더 프라임 쑥’ ‘흑임자 투게더’, 해태제과의 ‘쌍쌍바 미숫가루’, CU와 롯데제과가 함께 내놓은 ‘쑥떡쑥떡바’ ‘빵빠레 흑임자’ ‘초당순두부 아이스크림’이 대표적이다. 지난 10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문을 연 배스킨라빈스는 단호박 식혜 블렌디드, 십전대보 블렌디드, 흑임자 아포가토, 와와떡(인절미 떡을 넣은 와플에 아이스크림을 올린 메뉴) 등의 메뉴를 선보였다.

젊은층이 많이 몰리는 핫플레이스 카페에서도 동서양 식문화를 결합해 할메니얼 입맛을 저격한 디저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남동 ‘기호식품’의 인절미 크로플과 쑥 크림 라떼, 망원동 ‘라베리타’의 흑임자 갸또 쇼콜라와 흑임자 테린느, 성수동 ‘소소하게’의 쌀 다쿠아즈와 쑥절미 케이크(사진) 등이다.

할메니얼 푸드의 유행은 복고와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 열풍이 최근 2~3년간 문화 전반에 확산된 가운데,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강’ 키워드가 더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추운 겨울날, 여러모로 할머니의 따뜻한 손맛이 그리워진다.

서정민 스타일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