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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긴급 봉쇄'시킨 변종 코로나..."영국발 항공편 주4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세인트판크라스 역에서 승객들이 파리행 마지막 기차를 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영국에서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프랑스 정부가 이날 밤 12시부터 48시간동안 영국발 모든 이동을 중단한다고 밝히는 등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여행 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세인트판크라스 역에서 승객들이 파리행 마지막 기차를 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영국에서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프랑스 정부가 이날 밤 12시부터 48시간동안 영국발 모든 이동을 중단한다고 밝히는 등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여행 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영국 런던 등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파력이 최고 70% 강한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국가들이 속속 영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 2주간 격리 외에 추가 통제를 내리지는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1일 브리핑에서 “현재 영국에서 보고된 바이러스 변이에 의한 유행에 대해 저희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영국에서 출항 입국하는 항공편이 일주일에 4편 정도 있다. 최근 2개월 동안의 영국 출발 입국자 중에 확진자가 15명 정도 확인이 되고 있고, 이중에는 내국인이 11명, 외국인이 4명이어서 대부분이 내국인에서의 확진이 보고되고 있다. 저희가 현재 바이러스 변이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해외유입 사례에 대해서도 양성자의 검체를 확보해 바이러스 변이여부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분석이 된 경우는 1600여 건이다. 아직까지는 영국에서 보고하고 있는 변이바이러스는 발견되지는 않았다. 영국에서 유입한 확진자에 대해서도 21건 정도 바이러스를 분리해서 유전자 검사, 유전자 변이에 대한 분석을 시행했고, 해당 변이는 아직까지는 확인하지는 못했다”라며 “아직까지는 해당 바이러스 변이에 의한 국내 또는 영국 유입 확진자가 발견되지는 않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영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금지 등 추가 조치를 당장 내리지는 않는다. 정 본부장은 “영국 입국자에 대한 조치에 대해 현재 위험도에 대한 분석과 조치에 대해서 검토를 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서 2주간 격리를 거치게 되고, 모든 입국자에 대해서는 검사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그런 통제는 시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영국 외 국가 중에서 이 변종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된건 호주(1건) 뿐이다.

그는 “추가적인 조치를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 중에 있다. 저희가 검토하고 있는 것은 영국 입국자에 대해서는 격리해제 전 검사를 통해서 확실하게 2번 검사를 통해서 바이러스의 양성 여부 또는 양성일 경우 유전자 전장분석을 통한 바이러스변이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보다 철저히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입국자에 대한 통제에 대해서는 저희가 관계부처와 위험도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조만간 방침에 대해서 조치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세인트판크라스 역에 여행금지 조치를 알리는 전광판 모습. 영국에서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프랑스 정부가 이날 밤 12시부터 48시간동안 영국발 모든 이동을 중단한다고 밝히는 등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여행 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세인트판크라스 역에 여행금지 조치를 알리는 전광판 모습. 영국에서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프랑스 정부가 이날 밤 12시부터 48시간동안 영국발 모든 이동을 중단한다고 밝히는 등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여행 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변이가 일어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금까지 4000종 이상의 유전 변이가 보고됐다. 하지만 영국 남동부에서 확산 중인 이번 변종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70%나 빠르다는 점에서 영국과 그 주변 국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일(현지시간) 수도 런던을 포함해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에 코로나19 대응 4단계를 발령하고 사실상 ‘긴급 봉쇄’에 돌입했다. 유럽 국가들은 영국발 항공ㆍ기차편을 막는 등 변종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조처에 나섰다. 프랑스는 이날 밤 12시부터 48시간 동안 도로, 항공, 해상, 철도 등을 이용한 모든 영국발 이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사람이 취급하는 화물 운송도 막았다. 네덜란드 정부는 20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영국에서 승객을 태운 항공기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독일도 같은날 밤 12시부터 화물기를 제외한 모든 영국발 항공편 착륙을 금지했다. 벨기에,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등 다른 유럽국가와 사우디, 터키 등 중동 국가 역시 영국발 항공편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변종 코로나19 어디까지 알려졌나
영국 정부의 ‘신종 호흡기 바이러스 위협 자문 그룹(Nervtag)’은 지난 18일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논의했다. 이 바이러스 출현 이후 영국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만명대를 넘기고 있다. Nervtag 보고서에 따르면 변종 코로나19는 기존 코로나19보다 최대 70% 더 전염시킬 수 있고 R값(재생산지수)을 0.4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감안할 때 심각한 질병의 위험이나 사망률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변종은 지난 9월말 런던 인근에서 처음 발견됐다. 지난주 런던 신규 확진 사례의 약 60%가 이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변종이 백신 효과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현재 과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화다”라며 “바이러스의 일부는 ACE-2라는 수용체와 상호 작용해 폐, 인후 및 비강의 세포에 침투 할 수 있게 한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는 ACE-2와 상호 작용하는 바이러스의 능력을 향상시켜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스파이크 단백질은 백신이 항체를 개발하도록 설계된 바이러스의 일부인 만큼 이 돌연변이는 백신의 역할을 방해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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