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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자 임세원 교수 추모콘서트 "살자, 살아내자"

중앙일보

입력

8일 가수 최백호가 YTN홀에서 열린 고 임세원 교수 2주기 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 YTN 라디오.

8일 가수 최백호가 YTN홀에서 열린 고 임세원 교수 2주기 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 YTN 라디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홀에서 고(故) 임세원 교수의 2주기 추모 콘서트 ‘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가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유족만이 관객석에 앉은 채 녹화가 이뤄졌다.

'코로나 블루' 겪는 국민 위로 위한 콘서트

홀을 가득 채웠던 지난 1주기 콘서트 때와 다른 풍경이지만, 다시 한번 임세원 교수의 삶과 의로운 죽음을 추모하는 시간이 됐다. 출연진들은 ‘코로나 블루’로 고통받는 국민에 대한 위로도 잊지 않았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낭만에 대하여’로 대중에게 친숙한 가수 최백호는 “살면서 어려운 순간마다 이 또한 지나간다는 생각으로 지내왔다”며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한 임세원 교수처럼, 남편과 아버지의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인 가족들처럼 지금 우리의 고통을 이겨내자”고 힘줘 말했다.

8일 가수 알리가 YTN홀에서 열린 고 임세원 교수 2주기 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알리는 자신의 우울증 극복경험을 나눴다. 사진 YTN 라디오.

8일 가수 알리가 YTN홀에서 열린 고 임세원 교수 2주기 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알리는 자신의 우울증 극복경험을 나눴다. 사진 YTN 라디오.

알리, 심한 우울증 경험 소개 

가수 알리는 올해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던 경험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냈다. 알리는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싶을 때 누군가에게 털어놓아 봤더니 거짓말처럼 괜찮아지더라”며 “주변 사람들과 (어려운) 마음을 꼭 나눠보라”고 전했다. 알리는 요즘 우울증 극복 경험을 노랫말에 담아 사람들을 위로하는 꿈을 꾼다고 한다.

싱어송라이터 이한철은 본인의 대표곡 ‘괜찮아 잘될 거야’ 가사처럼 긍정의 메시지를 나눴다. 그는 “코로나19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을 탓하지만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격려했다. 유족은 ‘괜찮아 잘될 거야’ 노래를 조용히 따라 불렀다.

콘서트에는 기타리스트 박주원과 가야금 연주자 주보라, 팝페라가수 듀에토 등도 참여했다.

싱어송라이터 이한철이 노래하는 모습. 사진 YTN 라디오.

싱어송라이터 이한철이 노래하는 모습. 사진 YTN 라디오.

유족 "남편이 살아 있다면…" 

유족의 추모시간도 이어졌다. 고인의 아내 신은희 교수는 “남편이 살아 있었다면 ‘코로나 블루’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생전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였다. 2018년 12월 31일 조울증 환자 A씨를 치료하던 도중 A씨가 갑자기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임세원 교수는 그런데도 동료를 먼저 피신시켰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에서 의사자로 인정받았다.

 故 임세원 교수 추모 그림. 원작자 늘봄재활병원 문준 원장.

故 임세원 교수 추모 그림. 원작자 늘봄재활병원 문준 원장.

임세원 교수는 우울증·불안장애 전문가다.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교육인 ‘보고·듣고·말하기’를 개발했다. 또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저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펴냈다.

이번 콘서트를 기획한 김혜민 YTN라디오 PD는 “‘임세원 교수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건넬까’라는 질문의 답을 콘서트 담았다”며 “‘잘 될 거야’‘이 또한 지나갈 거야’라고 되뇌면서 잘 견뎌내는 것, 버텨내는 것,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함께 살자, 살아내자. 그래서 긴 겨울을 끝낸 봄의 이야기를 꼭 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콘서트는 오는 25일 오후 1시 10분부터 YTN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다. YTN 라이프에서도 같은 날 오후 10시 방영된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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