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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아파트, 부산 차량 화재 현장서 시민 구한 2명 ‘LG 의인상’

중앙일보

입력

LG 의인상을 수상한 한상훈 씨(왼쪽)과 박강학 경감 〈LG 제공 편집〉

LG 의인상을 수상한 한상훈 씨(왼쪽)과 박강학 경감 〈LG 제공 편집〉

지난 1일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군포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사다리차로 주민 3명을 구한 한상훈(28) 씨가 ‘LG 의인상’을 받았다. 같은 날 밤 부산 강서구의 한 도로에서 전복된 후 불이 난 차량에서 시민을 구한 박강학(57) 부산강서경찰서 경감도 LG 의인상을 수상했다.

LG복지재단은 137, 138번째 LG 의인상 수상자를 선정해 상을 수여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LG 의인상을 받은 한상훈 씨는 이달 1일 오후 4시경 인테리어 자재 운반을 위해 경기도 군포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대기하던 중 공사 중인 12층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을 목격했다. 한 씨는 즉각 자신의 사다리차를 이동시켜 구조 요청을 하는 12층 주민 1명과 15층 학생 2명을 구조했다. 불길이 주변으로 번지고 잔해와 유리 조각이 떨어지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한상훈 씨는 “살려달라는 소리를 들은 이상 사람 목숨부터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오히려 더 많은 분을 구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밤 부산 강서구 명지동의 한 도로에서는 한 차량이 중앙분리대에 충돌한 후 뒤집혀 불이 났다.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박강학 경감은 자신의 차 트렁크에서 소화기를 꺼내 불을 끄다가 차 안에 쓰러져 있는 운전자를 발견했다. 박 경감은 운전석 문을 발로 차서 연 뒤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가까스로 구조했다. 박 경감이 운전자를 구출한 지 약 10초 후 차량은 폭발하며 전소했다. 박 경감은 당시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찰이라는 직업의식 때문에 몸이 먼저 반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LG 관계자는 “긴박한 화재 현장에서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나선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LG 의인상은 2015년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에 따라 제정됐다.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게 제정 취지다.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에는 수상 범위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행과 봉사를 한 일반 시민까지 확대했다. 지금까지 138명이 LG 의인상을 받았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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