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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BTS RM 패션이 최고, 2021년엔 임부복 패션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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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달 17일 영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리스트(Lyst)’가 올해의 패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 해 동안 사이트에 방문한 1억 명 이상의 쇼핑객이 플랫폼에서 검색한 내용과 조회 수, 판매량 등을 종합한 보고서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패션계 유명 인사부터 가장 흥행한 브랜드와 제품 등 눈에 띄는 몇 가지 순위를 발췌했다.

해리 스타일스, 비욘세, 그리고 RM

올해 패션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는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와 비욘세 그리고  BTS의 RM(김남준), 여성 정치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래퍼 트래비스 스캇, 배우 폴 메스칼, 팝스타 리조, 틱톡 스타 찰리 다멜리오, 영국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 패션 인플루언서 키아라 페라그니 10명이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리 스타일스의 싱글 앨범 ‘골든(Golden)’ 출시 후 그가 뮤직비디오에 입고 등장했던 파랑·청록이 섞인 블레이저의 조회 수가 리스트에서 52% 증가했다. 노란색 버킷 모자 역시 92% 급증했고, 지난 2월 한 공연 리허설 때 입었던 ‘JW 앤더슨’의 패치워크 카디건도 화제였다.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틱톡 앱을 통해 이 카디건을 뜨개질로 뜨는 영상이 ‘#HarrySylesCardigan’ 해시태그와 함께 수없이 올라오자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은 홈페이지에서 해당 제품의 패턴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영국의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가 'JW 앤더슨'의 패치워크 카디건을 입고 나와 화제가 되면서 집에서 이 카디건을 뜨개질로 뜨는 동영상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이 홈페이지에 패턴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 JW 앤더슨 홈페이지

영국의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가 'JW 앤더슨'의 패치워크 카디건을 입고 나와 화제가 되면서 집에서 이 카디건을 뜨개질로 뜨는 동영상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이 홈페이지에 패턴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 JW 앤더슨 홈페이지

방탄소년단의 리더 RM(김남준)도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계 인물로 꼽혔다. 지난 2월 방탄소년단이 뉴욕에 방문했을 때 그가 입었던 흰색 터틀넥과 재킷과 비슷한 남성복을 찾는 리스트 검색이 67% 급증했다. 멤버 모두 MTV VMA에서 함께 ‘구찌’ 옷을 입고 공연한 다음날은 구찌 타이 28%, 쓰리피스 수트 검색 건수가 12% 늘어났다. 특히 ‘다이나마이트’ 뮤직 비디오가 공개 후 방탄소년단이 착용한 1990년대 스타일의 캉골 모자는 검색 건수가 128% 증가했다.

미국 뉴욕 '커넥트, BTS'에 방문한 방탄소년단. 이후 리스트에서 RM이 입은 흰색 터틀넥과 재킷의 검색 건수가 67% 증가했다. 사진 중앙포토

미국 뉴욕 '커넥트, BTS'에 방문한 방탄소년단. 이후 리스트에서 RM이 입은 흰색 터틀넥과 재킷의 검색 건수가 67% 증가했다. 사진 중앙포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에밀리 인 파리’는 방영 직후 관련 패션 아이템 검색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판매량이 치솟는 등 최고의 패션 드라마로 꼽혔다. 주인공 릴리 콜린스가 캉골의 버킷 모자를 쓰고 나온 이후 조회 수가 324% 증가했고, 가니(ganni)의 노란색 스커트는 289% 증가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에밀리 인 파리'에 등장한 분홍색 캉골 모자. 사진 에밀리 인 파리 드라마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에밀리 인 파리'에 등장한 분홍색 캉골 모자. 사진 에밀리 인 파리 드라마 캡처

올해 가장 주목받은 운동화 10
올해 가장 주목받았던 브랜드로는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마린 세르’,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마틴 로즈’, 가방 브랜드 ‘텔파’, 디자이너 매튜 윌리엄스의 ‘1017 ALYX 95M’를 비롯해 ‘피어 오브 갓’ ‘파이어 모스’ ‘카사블랑카’ ‘써네이’ ‘차이나타운 마켓’ 등이 꼽혔다.

집에서 머무는 편안한 패션이 주목받으면서 어그의 슬리퍼가 큰 인기를 누렸다. 사진 어그 공식 인스타그램

집에서 머무는 편안한 패션이 주목받으면서 어그의 슬리퍼가 큰 인기를 누렸다. 사진 어그 공식 인스타그램

올해 가장 인기였던 패션 아이템으로는 오프 화이트의 페이스 마스크, 버켄스탁의 아리조나 샌들, 텔파의 쇼퍼백, 나이키의 조거 팬츠, H&M의 퍼프 소매 드레스, 프라다의 나일론 개버딘 반바지, 크록스의 클래식 라인드 클로그, 어그의 슬리퍼·부츠 등이 선정됐다. 특히 어그 슬리퍼와 부츠는 각각 월평균 20만1000건, 9만500건 등의 검색 건수를 기록해 가장 많이 검색된 브랜드 제품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는 스니커즈 중고 거래 플랫폼 ‘스톡엑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꼽은 올해의 10대 운동화도 있다. '에어 조던 12 레트로 플린트' '에어 조던 1 레트로 하이 디올' 등 나이키 에어 조던 시리즈가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나이키 SB 덩크, 아디다스 이지 부스트, 뉴발란스 992등이 함께 꼽혔다. 특히 나이키와 디올의 합작으로 눈길을 끌었던 나이키 에어 조던 1 레트로 하이 디올은 2000달러(약 217만원)로 발매됐지만, 평균 재판매 가격이 1만 달러(약 1087만원) 이상으로 형성되면서 큰 화제가 됐다.

올해 가장 주목받은 스니커즈로 나이키 에어 조던과 디올이 협업한 제품이 꼽혔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올해 가장 주목받은 스니커즈로 나이키 에어 조던과 디올이 협업한 제품이 꼽혔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내년엔 임산부 패션이 뜬다…2021년 패션 전망

리스트는 올해의 주요 패션 키워드로 ‘행동하는 패션’을 꼽았다. 흑인 시위, 대선 등 정치 이슈가 많았던 미국에선 자신들이 원하는 구호를 적은 티셔츠의 인기가 특히 높았다. ‘의식적인 소비’도 올해의 주요 키워드였다. 빈티지 드레스를 비롯한 중고 의류 관련 키워드 검색도 증가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생존주의 패션’도 눈길을 끈다. 페이스 마스크 검색 건수는 전년 대비 502% 증가했다. ‘소셜 미디어로 과시하는 패션’도 큰 흐름이다. 코로나 19로 레드 카펫 등 대형 행사가 없어지면서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은 어느 때보다 막강해졌다. 인플루언서들은 집에서 베개를 활용한 패션을 선보이는 놀이를 SNS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자가 격리 패션’도 화두였다. 대부분 집에 머물렀던 시기인 4월은 트레이닝 바지 검색 건수가 전월 대비 104% 증가했다.

구찌가 새롭게 젠더리스 쇼핑 섹션으로 선보인 '구찌 MX.' 내년에도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패션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구찌 홈페이지

구찌가 새롭게 젠더리스 쇼핑 섹션으로 선보인 '구찌 MX.' 내년에도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패션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구찌 홈페이지

앞으로의 패션 전망은 어떨까. 리시트는 ‘보다 뻔뻔한’ ‘보다 자유로운’ ‘보다 의식 있는’ 등의 키워드를 꼽았다. 트레이닝 복 말고는 다른 패션을 향유하지 못했던 올해 대비 내년에는 훨씬 밝고 독특해서 눈에 띄는 패션이 유행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구찌의 젠더리스 쇼핑 섹션 ‘구찌 MX’의 흥행, 컨버스의 젠더리스 라인 ‘세이프’ 등의 성공에서 유추할 수 있듯 2021년에는 보다 성 중립적이며 자유로운 패션 브랜드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사람들은 지속 가능성과 사회 정의에 적극적인 브랜드를 선호할 것으로 예측했다. 스페이스X 등 우주 관광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공상 과학적 디자인, 임산부를 위한 패션 등 특정 카테고리에 맞게 아이템이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이키는 최근 임산부를 위한 액티브 웨어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유명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 역시 란제리 브랜드 ‘스킴스(SKIMS)’를 론칭하면서 임산부 전용 보정 속옷을 냈다. 리스트는 임신 후에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생겨날 것으로 예측했다.

나이키가 선보인 임산부를 위한 액티브 웨어. 사진 나이키 홈페이지

나이키가 선보인 임산부를 위한 액티브 웨어. 사진 나이키 홈페이지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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