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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美 승인 '9부 능선' 넘었다…이르면 이번주말 접종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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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FDA의 최종 사용 허가를 남겨두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FDA의 최종 사용 허가를 남겨두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FDA에 권고했다.

FDA 자문위 '긴급 사용 승인' 권고 #FDA 사용 허가, CDC 권고 거치면 접종 #백신 불안 달래려 회의 8시간 생중계 #FDA 국장 "미국에 정말로 중요한 날"

권고에 따라 FDA가 수일 내 백신 사용을 승인하면 즉각 미국 내 백신 배포와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화이자의 백신은 이날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FDA의 의약품 승인은 세계 표준과 같은 역할을 한다.

FDA의 백신 및 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이날 백신 긴급사용 승인 안건을 심의하는 회의를 열고 8시간 넘는 마라톤 토론 끝에 표결을 통해 찬성 17표, 반대 4표로 사용승인 권고를 결정했다. 자문 위원 1명은 기권했다.

자문위원인 제임스 힐드레스 박사는 CNN 울프 블릿저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이 백신으로 인한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했다"고 찬성표를 던진 이유를 설명했다.

감염병 전문의와 백신 연구자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이날 화이자가 제출한 데이터와 FDA 자체 연구 결과를 놓고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따졌다.

심각한 알레르기 이력을 가진 사람들에 접종해야 할지도 검토 대상이었다. FDA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다른 백신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백신도 백신이나 원료 물질에 대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겪은 사람들에 대한 경고 문구를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시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임산부, 수유 중인 여성에 대한 접종 권고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토론했지만, 데이터 부족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결국 개인 판단과 주치의의 조언에 맡기기로 했다.

반면 논란이 있었던 16~17세 청소년은 접종 권고 대상에 포함했다.

4명의 자문위원이 반대표를 던진 이유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소년을 포함한 점을 불편하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해당 위원들이 이 연령대 청소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이 낮아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크다는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FDA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8시간 넘게 화상으로 진행된 자문위원회 회의 전체 일정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없애자는 취지에서다.

워싱턴포스트의 로리 맥긴리 보건의료 담당 기자는 "이번 백신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이유에서 너무 많은 우려가 제기됐다"면서 "첫째는 통상적인 일정보다 백신 개발 기간 및 FDA의 심의 기간이 대폭 단축됐고, 둘째는 백악관이 이 백신을 빨리 승인하라고 FDA를 압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백신을 맞을 것인지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자 불안한 여론을 달래고 백신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회의 과정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FDA 자문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찬성 17, 반대 4, 기권 1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권고했다.

FDA 자문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찬성 17, 반대 4, 기권 1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권고했다.

FDA는 자문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여 조만간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미 주요 언론들인 11~12일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FDA의 승인이 나오면 연방 정부는 백신 배포에 들어간다. 다만, 백신을 실제로 접종하기 위해서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 실행 자문위원회가 추가로 접종 허가를 권고해야 한다.

CDC 자문위원회는 11일 심의를 위한 회의를 열고, 13일 권고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에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과 장기 요양시설 거주 고령자를 대상으로 미국 내 백신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스티븐 한 FDA 국장은 이날 NBC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전체에 정말로 중요한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긴급승인이 이뤄지고 백신 접종이 전국적으로 시작되면 큰 희망의 불빛이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FDA는 일주일 뒤인 다음 주 17일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신청한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안건으로 다시 자문위원회를 소집해 회의를 연다.

앞서 엘릭스 에이자 미 보건장관은 "앞으로 몇 주내 2000만명이 백신을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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