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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읍성서 탄피 줍고, 상주거리 활보…사진으로 본 일본군 모습

중앙일보

입력

일제강점기 상주읍성 주둔군 찍힌 엽서 10장 

일제강점기 상주읍성에 두둔했던 일본수비대과 그 일대 사진. 일본 수비대가 야외 교련 후 공포탄을 시험 발사하고 탄피를 수집하고 있다. [사진 상주박물관]

일제강점기 상주읍성에 두둔했던 일본수비대과 그 일대 사진. 일본 수비대가 야외 교련 후 공포탄을 시험 발사하고 탄피를 수집하고 있다. [사진 상주박물관]

경북 상주박물관이 일제강점기 때 상주읍성(尙州邑城)에 주둔했던 일본 수비대(守備隊:일본 군대조직)의 모습이 찍힌 사진엽서 10장을 입수해 일부 공개했다.

 8일 상주박물관에 따르면 이 사진들은 사진엽서에 인쇄된 것으로 상주에서 주둔한 일본 수비대의 훈련 모습을 담고 있다. 또 읍성 내의 주요 건물, 시장 등의 모습이 찍혀 일제강점기 당시 상주지역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촬영 시기는 1912년 2월부터 1915년 1월 사이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 상주읍성에 두둔했던 일본수비대와 그 일대 사진. 일본수비대가 훈련을 위해 상주 시내에서 출발하는 사진. [사진 상주박물관]

일제강점기 상주읍성에 두둔했던 일본수비대와 그 일대 사진. 일본수비대가 훈련을 위해 상주 시내에서 출발하는 사진. [사진 상주박물관]

 사진은 일본 수비대의 행군 모습 2장, 사격훈련 모습 3장, 취사·유락 모습 3장, 조선주차군 사령관 순시 모습 1장, 상주 장날 시장 모습 1장으로 구성돼 있다. 박물관 측은 이 사진 속 상주 주둔 일본군 수비대를 순시하는 사령관은 1912년 2월 조선주차군사령관으로 임명된 안도 사다요시(安東貞美)라고 밝혔다.

 이 사진들을 살펴보면 1910년대 상주읍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상주읍성 내에 있던 태평루·상산관·진남루·남문·작청·청유당 등 주요 건물들의 모습이 남아있어서다.

 사진엽서는 모두 가로 14.1㎝, 세로 9.1㎝ 크기다. 전면의 각 사진 아랫부분에는 사진 제목과 발행처가 표시돼 있다. 발행처는 10장의 사진 모두 하단부 좌측에 ‘星島寫眞館發行(성도사진관발행)’이라 표기돼 있다. 모두 같은 글자체로 전각 또는 고무인 형태에 글자를 새겨 청색 계통의 잉크로 찍은 것으로 보인다.

일제 강점기 경북 상주 시장 풍경. [사진 상주박물관]

일제 강점기 경북 상주 시장 풍경. [사진 상주박물관]

 사진에는 별도의 제목이 적혀있으며 2장의 사진(조선주차군사령관 순시 모습, 상주시장 광경)을 제외하고 모든 사진에는 “朝鮮慶尙北道尙州守備隊(豊橋步兵第十八聯隊派遣) : 조선경상북도상주수비대(토요하시 보병제18연대 파견)”라고 기록돼 있다.

 윤호필 상주박물관 관장은 “상주읍성과 관련된 중요한 사진들이 계속 입수되고 있다”며 “이번에 확보한 사진들은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우리 지역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말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2015년에 입수한 상주읍성 4대문 사진과 이번 사진을 기반으로 할 경우 전국에서 가장 올바르게 읍성을 복원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 후손에게 상주읍성의 본 모습을 물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진들은 내년 1월부터 상주박물관 홈페이지와 이뮤지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사진의 내용과 의미는 올해 말 상주문화원 상주향토문화연구소의 학술지 30호에 소개될 예정이다.

상주=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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